“황재균은 이미 검증된 1번 타자다”.
2013시즌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은 맡은 김시진(55) 감독이 선발 라인업 구상에 한창이다. 사이판과 일본 전지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한 김 감독은 9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에서 본격적으로 올 시즌 선발 라인업을 가동할 작정이다.
김 감독은 일단 1, 2번 테이블세터에서 작년과는 다른 구상을 하고 있다. 1번 톱타자에는 3루수이자 우타자인 황재균, 그리고 2번 타자에는 2루수이자 베테랑 우타자인 조성환을 각각 고려하고 있다. 황재균은 공수주를 갖춘 타자로 출루율을 좀 더 높이면 훌륭한 톱타자감으로 평가하고 있고 조성환은 풍부한 경험과 밀어치기 능력으로 2번 타자몫을 해낼 것으로 믿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롯데의 테이블 세터와는 달라진 구상이다. 물론 붙박이 톱타자 노릇을 해줬던 김주찬이 KIA로 FA 이적함에 따른 달라진 선택이다. 그래도 전준우 혹은 손아섭 등이 1, 2번으로 주로 기용됐던 지난 시즌을 고려하면 올 시즌 달라진 테이블 세터진이다. 손아섭과 전준우는 중심타선에 배치될 예정이다.
황재균은 이미 지난 시즌 김주찬이 부상으로 나오지 않았을 때 종종 톱타자로 기용된 적이 있지만 붙박이로는 올 시즌이 롯데에서 처음이 될 전망이다. 김 감독은 “재균이는 2009년 넥센 시절 톱타자로 훌륭하게 뛴 적이 있다. 당시 2할8푼4리의 타율에 18홈런, 30도루를 기록하며 톱타자 몫을 톡톡히 해냈다”며 올 시즌 롯데 톱타자로서의 맹활약도 기대했다. 넥센 시절 함께 하면서 황재균의 1번 타자로서의 능력을 이미 검증했다고. 그래서 롯데에서 다시 만난 올 시즌 황재균이 김주찬의 공백을 메워줄 최적의 카드로 여기고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황재균에게 톱타자로서의 능력을 좀 더 갖추기를 요구하고 있다. 전지훈련을 마치면서 김 감독은 황재균에 대해 “선구안을 키워서 더 자주 나가고 그만큼 더 많은 베이스를 훔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출루율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황재균은 지난 겨울 롯데에서 누구보다도 훈련을 열심히 했다. ‘운동중독’으로 불릴 만큼 쉼없이 훈련에 열중하며 기량향상에 힘썼다. 이를 곁에서 지켜본 박흥식 타격코치는 스프링캠프 MVP로 주저없이 ‘황재균’을 꼽을 정도이다. 박 코치는 “스윙 궤도를 수정한 뒤 더욱 정교해졌다. 타구의 질이 아주 좋아졌다"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황재균은 전지훈련 중 가진 연습경기서 15타수 5안타(타율 3할3푼3리) 3타점을 기록하며 톱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빠른 발에 장타력까지 겸비한 황재균이 김시진 감독의 두둑한 믿음속에 올 시즌 롯데의 ‘거포 톱타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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