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무너진 미국… 멕시코에 2-5패, ‘2라운드 불투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3.09 14: 36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또 한 번의 이변이 일어났다.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였던 미국이 첫 판부터 고개를 숙였다. 미국을 꺾은 멕시코는 기사회생했다.
멕시코는 9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미국과의 제3회 WBC 1라운드 D조 두 번째 경기에서 경기 초반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5-2로 이겼다. 전날 이탈리아에 패하며 희생양이 됐던 멕시코는 하루 만에 미국을 누르는 반전으로 2라운드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미국은 첫 경기에서 지며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할 상황으로 내몰렸다.
최고의 멤버는 아니었지만 여전히 호화 멤버를 자랑하는 미국이었다. 게다가 선발 투수는 지난해 20승을 올리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R.A 디키였다. 자존심 회복을 향한 미국의 필승카드였다. 그러나 공은 둥글었고 배트도 마찬가지였다. 멕시코는 경기 초반부터 디키를 난타하며 앞서 나갔다.

멕시코는 1회 선두 아레돈도가 디키의 초구를 통타해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이어 페냐가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리며 무사 2,3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후 멕시코는 욕심 내지 않는 타격으로 차근차근 점수를 뽑았다. 크루즈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선취점을 얻었고 이후 곤잘레스의 2루 땅볼로 1점을 추가했다.
멕시코는 3회 2점을 더 얻었다. 역시 선두타자로 나선 아레돈도의 좌전안타가 시발점이었다. 이후 페냐와 크루즈가 내야땅볼로 물러나며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으나 4번 타자 아드리안 곤잘레스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때리며 순식간에 점수를 4점차로 벌렸다. 특유의 너클볼 움직임이 보이지 않은 디키를 상대로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하는 순간이었다.
미국은 4회말 롤린스의 우전안타와 브런의 볼넷, 그리고 라이트의 우중간 적시타로 1점을 추격했다. 그러나 멕시코는 곧바로 도망갔다. 5회초 아레돈도가 2루타로 또 한 번 출루했고 페냐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3루에서 크루즈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뽑았다.
그 후 미국은 몇 차례 좋은 기회를 잡았으나 타선의 침묵으로 추격에 번번이 실패했다. 8회 호스머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반면 멕시코는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로 미국의 추격을 뿌리쳤다. 멕시코는 선두타자로 나선 아레돈도가 3안타를 치며 타선의 물꼬를 텄고 중심타선에 위치한 크루즈와 곤잘레스는 5타점을 합작하며 해결사 몫을 톡톡히 했다.
반면 미국은 믿었던 선발 디키가 4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4실점하며 초반부터 경기가 꼬였다. 미국의 호화 타선은 8안타를 쳤으나 2점 밖에 뽑아내지 못하는 응집력 부족에 시달렸다. 롤린스, 마우어, 라이트가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세 명의 힘으로 대량 득점을 내기는 어려웠다.
이탈리아와의 첫 경기에서 5-6으로 역전패한 멕시코는 이날 미국을 잡으며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되살렸다. D조는 이미 이탈리아가 2승을 거두며 2라운드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상황이다. 만약 멕시코가 남은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득실차 규정에 따라 2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미국은 멕시코가 캐나다전에서 승리한다는 가정 하에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특히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는 넉넉한 승리를 거둬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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