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복귀한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박기혁(32)이 공수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박기혁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범경기 첫 날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선발 유격수 겸 9번 타자로 출장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첫 공식경기에서 박기혁은 안정된 수비력과 타격 솜씨를 과시했다. 0-0으로 맞선 3회초 수비에서는 최윤석의 2-유간 깊숙한 타구를 빠른 발로 쫓아가 걷어내고 가볍게 1루로 송구했다. 군대가기전 유격수로서 수비력을 인정받았던 그대로였다. 지난 시즌 박기혁을 대신해 유격수로 역시 만만치 않은 수비력을 보여줬던 문규현과 치열한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타석에서도 박기혁의 활약은 눈에 띄었다. 박기혁은 2회까지 무안타로 SK 신예 우완 선발 여건욱의 호투에 말려 무안타로 끌려갔으나 3회말 2사 주자없는 가운데 맞은 첫 타석에서 깨끗한 좌전안타를 날렸다. 롯데의 첫 안타로 팀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롯데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박기혁이 2회 호수비를 펼치자 박수갈채를 받았다. 팬들의 환호는 3회 첫 타석에 들어설 때에도 이어졌다. 그리고 0-0으로 팽팽하던 7회말 공격 1사에 박기혁이 SK 구원투수로 나온 우완 채병룡으로부터 좌익선상 2루타를 치고나가면서 팬들의 환호성은 더 커졌다.
팬들의 열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루에 있던 박기혁이 후속타자 황재균의 짧은 좌전안타 때 홈으로 대시. 홈슬라이딩으로 세이프가 되며 선취득점을 올리자 절정에 이르렀다. 안타로 2루까지 출루한데 이어 후속안타에 홈까지 파고드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이 돋보였다.
이날 2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2-1 승리에 기여한 박기혁은 오랜 동안 기다렸던 홈팬들에게 ‘살아있음’을 보여주며 올 시즌 활약을 기대케했다. 다만 8회초 수비서 조동화의 타구를 1루에 원바운드로 송구, 아웃타임이었으나 세이프가 돼 실책으로 기록된 것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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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말 1사 2루 롯데 황재균의 선취 1타점 적시타때 2루 주자 박기혁이 선취 득점을 올리고 있다.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