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가 FC서울과 한 골씩 번갈아 주고 받으며 공격축구의 진수를 선보인 끝에 9년 만에 상암 원정서 승리를 거뒀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라운드 FC서울과 원정 경기서 화력을 폭발시키며 3-2 승리를 거뒀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개막 첫 승과 함께 2004년 이후 무려 9년 만에 상암에서 승리를 거두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반면 서울은 2경기서 5골을 넣고도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1무 1패(승점 1)에 머물렀다.
"인천을 방패라고 하지 마라"던 최용수 감독의 말이 맞았다. 전반 28분 아디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한 인천은 신인 이석현과 새 용병 디오고의 연속골로 서울 원정 무승 징크스를 털어내며 감격적인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상대가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인천에 있어 이날 승리는 각별했다. 지난 2004년 이후 끈질기게 이어져왔던 서울 원정 무승(5무 8패) 기록을 끊어내게 된 것.
전반 초반까지만 해도 잦은 패스미스로 인해 지루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전반 28분 아디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득점의 물꼬가 터지자 경기는 갑자기 박진감 넘치는 양상으로 변했다.
고명진이 파울로 얻어낸 프리킥을 몰리나가 골대 앞쪽으로 쇄도하는 아디에게 정확히 올려줬을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서울이 압도적으로 좋았다. 아디는 몰리나의 크로스에 정확히 머리를 갖다대며 헤딩으로 골을 만들었고 서울은 0-1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전반 35분, 인천이 곧바로 흐름을 되돌렸다. 인천의 '슈퍼루키' 이석현이 페널티 박스 밖의 먼 거리부터 드리블을 몰고 들어와 수비수 두 명을 제친 후 강한 오른발 슈팅을 날린 것. 김용대 골키퍼가 방향을 정확히 잡고 막아냈지만 한 번 품었다 놓친 공은 그대로 서울의 골대 안으로 굴러들어가며 동점골로 이어졌다.
인천의 공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1 동점 상황에서 후반전 시작의 휘슬이 울리자마자 디오고의 발 끝에서 골이 터졌다.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창훈이 절묘하게 감아차 올려준 공이 골대 앞으로 떨어졌고, 디오고가 살짝 받아 방향만 바꿔 그대로 골로 연결시키면서 원정팀 인천이 1-2로 역전에 성공했다.
안방에서 리드를 내준 서울은 후반 10분 하대성의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시작으로 격렬한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권정혁 골키퍼의 선방과 골대에 가로막혀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다.
쫓는 팀의 초조함을 해결해준 것은 단 한 장의 교체카드였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 후반 9분 한태유를 빼고 투입한 신인 박희성이 보란 듯이 후반 23분 아디의 크로스를 골대 구석으로 정확히 떨어뜨리며 동점골을 뽑아낸 것.

하지만 동점골의 기쁨도 잠시였다. 후반 33분 센터서클 근처에서 공을 잡은 찌아고가 폭발적인 스피드로 드리블 돌파에 나섰고, 정확하게 찍어준 공을 문상윤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밀어넣으며 인천이 다시 한 번 역전에 성공했다. 3-2로 뒤진 서울은 인천에 승리를 내주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해 추격에 나섰지만 더 이상 골을 터뜨리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짓고 말았다.
■ 9일 전적
▲ 서울월드컵경기장
FC 서울 2 (1-1 1-2) 3 인천 유나이티드
△ 득점 = 전 35 이석현 후 6 디오고 33 문상윤(이상 인천) 전 28 아디 후 23 박희성(이상 서울)
costball@osen.co.kr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