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루키'의 발 끝에서 터진 골이 가진 의미는 특별했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라운드 FC서울과 원정 경기서 화력을 폭발시키며 3-2 승리를 거뒀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개막 첫 승과 함께 2004년 이후 무려 9년 만에 상암에서 승리를 거두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시즌 개막전부터 신인왕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던 이석현은 개막전에 이어 이날 경기서도 선발로 출전했다. 지난 3일 경남FC와 개막전서 83분을 소화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한 이석현은 이날 데뷔 2경기만에 프로 데뷔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재확인시켰다.

이석현은 올 시즌 김봉길 감독이 빼어든 하나의 히든카드였다. 시즌 개막 전 전지훈련에서부터 연습경기 전 경기에 출전, 베스트 11에 확실히 자리를 다진 이석현은 특유의 넓은 시야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김 감독을 흐뭇하게 한 바 있다.
패싱능력이 좋고 신인답지 않게 담대한 움직임이 일품인이석현의 플레이는 서울전에서 진가를 발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아디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인천은 쫓기는 상황에서 반격에 나섰고, 이석현이 그 선봉장에 섰다.
이석현은 페널티 박스 밖의 먼 거리부터 드리블을 몰고 들어왔다. 수비수 두 명이 붙었지만 거리낌 없이 제친 후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서울의 골문을 겨냥했다. 김용대 골키퍼가 방향을 정확히 잡았지만 품었다 놓친 공은 그대로 서울의 골대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실력과 운이 곁들여진 인천의 만회골이자 이석현의 프로 데뷔골이었다.
이석현의 골은 인천이 9년 묵은 서울 원정 무승 징크스에서 탈출하는 기점이 됐다. 선제골을 허용하고 흐름이 서울 쪽으로 넘어가려던 순간 다시 분위기를 가져왔다는 측면에서 이석현의 골이 이날 인천의 승리 초석을 다졌다는 것은 확실하다. 뿐만 아니라 이석현이라는 걸출한 신인이 인천의 공격력을 강화하는데 있어 확실한 열쇠가 되어줄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또한 시즌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신인왕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것도 하나의 소득이다. 상대 신인 박희성 역시 이날 데뷔골을 터뜨렸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인천은 창단 이후 아직 단 한 번도 신인왕을 배출한 적이 없다. 유병수가 2009년 신인왕을 노려봤으나 김영후에 밀려 좌절됐다.
'디펜딩 챔피언' 서울을 상대로 원정골을 터뜨리며 담력과 실력을 동시에 증명한 이석현은 인천의 기대를 채워줄 수 있는 대형신인으로 손꼽힌다. 인천의 '슈퍼루키' 이석현의 데뷔골이 특별했던 이유다.
costball@osen.co.kr
서울월드컵경기장=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