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시범경기 첫 날부터 크게 졌다. 공수에서 난조를 드러내며 아직은 미완성된 모습을 보였다.
한화는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 시범경기에서 3-13 대패를 당했다. 에이스를 기대를 모으고 있는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돌아온 간판 타자 김태균을 선발 라인업에 기용하며 전력으로 붙었으나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크게 졌다.
선발 바티스타는 3이닝 7피안타 3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최고 151km 강속구를 뿌렸지만 2루타 3개, 3루타 1개, 홈런 1개 등 장타만 5개를 얻어맞으며 대량실점했다. 하지만 무사사구에서 나타나듯 고질적인 제구난이 없었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라 결과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정작 실력을 보여줘야 할 투수들이 부진했다. 김응룡 감독이 기대를 걸고 있는 4년차 신예 투수 이태양이 1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흔들렸고, 사이드암 정재원이 ⅓이닝 2피안타 2볼넷 2사구 4실점으로 난조를 보인 건 아쉬웠다. 특히 정재원의 경우 제구난을 극복하지 못하며 밀어내기 실점까지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언제나 그렇듯 수비였다. 이날 한화는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최진행을 지명타자로 넣는 대신 김태완을 좌익수로 선발 기용했다. 2009년 외야수로 50경기를 뛴 것을 제외하면 1루수 또는 지명 타자로 기용된 김태완에게는 다소 어색한 자리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외야 수비력 향상에 힘을 쏟았고, 연습경기 때 3게임을 좌익수로 나오며 테스트를 받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발이 느린 선수라 타구를 쫓는 스피드가 늦었다. 김주찬의 1회 좌중간 3루타, 3회 좌측 2루타 모두 김태완의 늦은 타구 처리가 한 베이스를 더 준 결과였다. 김태완은 5회부터 좌익수에서 우익수로 이동했지만 잡을 수 있는 파울 타구를 쫓지 못하는 등 수비 범위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설상가상으로 8회 유격수 자리에 대수비로 나온 하주석도 실책을 범하는 등 내외야에서 수비가 흔들린 모습이었다.
하지만 '외야수 김태완' 카드는 한화가 반드시 실행으로 옮겨야 할 과제다. 최진행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김태완이 외야 수비 맡아야 한다. 적어도 시즌 초반에는 김태완이 수비를 해야 한다. 남은 시범경기에서 김태완을 비롯해 전체적 수비력을 얼마나 향상시키느냐가 한화에 주어진 과제다.
아울러 타격도 매섭지 못했다. 안타 11개를 치고 볼넷 2개를 골라냈지만 3점을 얻는데 그쳤다. 이학준만이 3안타 1타점으로 분전했을 뿐 딱히 인상적인 타격이 없었다. 아직 공수 양면에서 여러 가지로 보완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걸 보여준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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