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드롭존이 KBL을 또 강타했다.
문경은 감독이 이끄는 서울 SK는 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전주 KCC와 경기서 애런 헤인즈(26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와 부상 투혼을 펼친 주희정(2점, 5어시스트)의 활약에 힘입어 73-66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41승9패를 기록하며 남은 경기 상관없이 팀 창단 최초로 정규리그 정상에 등극했다.
지난 1999-2000 시즌 챔피언에 올랐던 SK는 이후 2002년 6강 플레이오프 진출한 것을 제외하고 가장 좋은 성적을 달성했다.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한 SK는 가장 높은 곳에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게 됐다.

SK는 올시즌을 앞두고 중위권 팀으로 분류됐다.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은 괜찮은 편이지만 조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SK는 모래알 같은 팀이었다. 선수들은 개인플레이를 고집하면서 번번이 승리를 놓치곤 했다.
3-2드롭존으로 대변되는 강력한 수비전술이 있다. 개인 플레이를 즐겨하던 SK 선수들이 손발을 맞추기 시작했다. 강력한 팀워크로 승기를 탔다. 3-2 드롭존 수비란 외곽수비에서 3명의 선수가, 뒷선에서 2명의 선수가 수비하는 전술이다. SK는 신장이 크고 센스가 있는 에런 헤인즈를 탑에 배치하고 김선형과 변기훈을 양 날개에, 골밑엔 김민수와 최부경 등 힘이 좋은 선수를 투입해 강한 압박수비를 펼치고 있다.
수비자 3초룰이 폐지되면서 SK의 3-2 드롭존은 올 시즌 KBL을 강타했다. 뚫을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만큼 SK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했고 그 결과가 경기장에서 그대로 증명됐다.
문경은 감독은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수비다. 그동안 우리팀은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선수들 모두 화려한 농구를 펼치기 위해 노력했고 그것이 시즌에서 순위표로 나타났다"면서 "그래서 코칭 스태프와 처음 만났을때 부터 수비에 대한 생각을 했다. 그 결과 여러가지 방안이 나왔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문 감독은 "슈터 출신 감독이지만 수비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했다. 물론 선수들이 화려한 농구를 하는 것이 보기에는 좋을 수 있지만 분명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수비였다"고 전했다.
문경은 감독의 말처럼 SK는 올 시즌 가장 강력한 수비를 가지고 있다. 누구와 만나도 뒤지지 않는다. 물론 체력적 부담이 큰 3-2 드롭존 수비이기 때문에 시즌 중반 어려움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시작전 6주 동안 가진 체력훈련을 통해 이겨내고 있다.
KBL서 3-2 드롭존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지난시즌 동부가 SK와 같은 수비로 재미를 봤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때 동부의 가장 큰 무기도 수비였다.
하지만 SK는 수비에 이어 공격까지 더했다. 동부가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상대의 기를 꺾고 경기를 펼쳤다면 SK는 수비와 함께 공격력까지 갖췄다. SK는 동부에 비해 빠르고 공격적 능력이 있는 가드들을 보유했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3-2 드롭존 수비를 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수비는 재미가 없다. 수동적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화려함만을 추구했던 SK가 화려함에 궃은일까지 더하면서 정규리그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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