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대만에서 1라운드를 치르는 만큼 그에 앞서 프로팀을 선택해 평가전을 치를 수도 있었고. 익숙함의 유무도 경기력에 작용했다고 본다”.
셰장헝 대만 대표팀 감독이 WBC를 마치면서 그동안의 여정을 돌아보고 앞으로 대만 대표팀이 나아갈 길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했다.
대만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쿠바와의 WBC 2라운드 패자부활전에서 4안타 빈타와 투수진의 전체적인 난조 속 0-14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대만은 2라운드 진출팀 중 가장 먼저 ‘고향 앞으로’ 향하는 팀이 되고 말았다.

경기 후 셰장헝 감독은 “도쿄에서의 2라운드를 잘 치르기 위해 내 나름대로 특별한 계획을 세웠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선수를 비난하지 않겠다. 이번 2라운드 패착은 내 잘못이다”라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1라운드와 달리 2라운드에서 경기력 저하 양상이 뚜렷했다는 질문에 대해 “대만은 아무래도 우리의 안방인 만큼 확실히 익숙한 환경이 갖춰져 있었다. 개막에 앞서 프로팀을 선택해 연습경기를 치를 수도 있었고 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이었다”라며 “2라운드 도쿄에 진출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아쉽게도 세미 파이널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부단히 노력해 다음에는 진출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지도자로서 현 대표팀의 약점을 지적해달라는 질문에 셰장헝 감독은 “투수진의 선수층이 얇은 편이다”라며 뎁스 깊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8일 일본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왕젠밍이 빠져나간 뒤 결국 역전을 허용하며 패배를 당했고 이번 쿠바전에서는 믿었던 양야오쉰의 난조로 대패를 당한 대만이다.
“보다 두꺼운 투수진을 구축해야 대만이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기를 우선적으로 갖추는 것은 물론 정형화되지 않은 유형의 투수도 발굴해내며 투수진의 양을 높이고 선택권에 있어서도 보다 기용폭을 넓힐 수 있는 투수진을 구축해 더욱 강한 팀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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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일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