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많다. 포지션 경쟁자들의 주인을 낙점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팀의 기둥이 되어야 할 외국인선수까지 속을 썩이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말 라이언 사도스키 대신 스캇 리치몬드의 영입을 결정지으며 외국인선수 인선을 마무리지었다. 유먼과 리치몬드는 롯데 마운드의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리치몬드는 1월 말 사이판 전지훈련에 합류하자마자 무릎 부상을 입었고, 결국 계약이 무산되었다.
아직 롯데는 리치몬드의 후임을 찾지 못했다. 9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롯데 김시진 감독은 "외국인선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우리가 점찍은 선수는 메이저구단과 계약을 맺고 상대가 안 되는 금액으로 손에서 떠난다"고 한숨을 지었다.

롯데는 리치몬드의 후임을 투수로 결정지은 상황이다. 선발진이 강해야 좋은 성적이 난다는 김 감독의 지론 때문이다. 하루라도 빨리 후임자를 찾아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김 감독은 "이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 승격이 좌절되는 선수가 나올 때다. 그런 선수들을 잡아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는 1군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선수 가운데 경쟁에서 밀려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 선수들이 우선 영입대상이지만 아직 금액적인 면에서 이견을 보이며 리치몬드의 후임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김 감독은 "새로 들어올 용병은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렀기 때문에 따로 훈련이 필요하지 않다"면서도 "1~2경기 정도는 실제로 던지는 걸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 롯데는 시범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새 외국인투수 한 명을 결정해야 한다.
롯데의 또 다른 걱정은 쉐인 유먼이다. 지난해 롯데의 좌완 에이스로 활약했던 유먼은 아직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8일 SK와의 연습경기에서는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무엇보다 장기였던 직구 스피드가 140km에 그쳤다.
롯데 정민태 투수코치는 "유먼의 컨디션은 현대 70% 정도다. 훈련이 부족하다"면서 "일부러 (시범경기에서) 등판일정을 많이 잡아놨다.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우려했다.
새로운 외국인선수 결정이 늦어지는 것과 동시에 작년 에이스 유먼이 주춤한 롯데다. 이제 시즌 개막까지는 3주, 결코 많은 시간이 남은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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