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왕 출신 최형우, 수비 요정으로 변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3.10 07: 00

기대 이상이다. 최형우(30, 삼성)의 1루 수비는 합격점이었다. 최형우는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범 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에게 1루는 낯선 자리다. 데뷔 첫해(2002년) 1루수로 한 두 차례 출장한 게 전부다. 최형우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때 1루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현재 삼성에는 이승엽의 뒤를 받칠 1루 백업 요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
이날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최형우는 "땜빵일 뿐"이라고 1루수 선발 출장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승엽이형의 체력 안배를 위해 내가 가끔씩 1루 수비를 맡는 것도 팀에 도움이 된다"고 외야 뿐만 아니라 1루까지 수비 범위를 넓힐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최형우는 안정감있는 수비를 선보였다. 김용국 삼성 수비 코치의 반응은 어땠을까. 김 코치는 "오키나와 캠프 때 연습 경기에서 한 두 차례 1루수로 나섰는데 오늘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작년에도 틈날때면 1루 수비 훈련을 시켰는데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보완할 부분은 없다. 송구 능력은 아주 좋은 편이다. 특별히 가르칠 부분은 없다. 다만 꾸준히 수비 훈련을 하면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코치에 따르면 최형우는 수비에 대한 욕심이 아주 많다. 그래서 일까. 최형우는 1루 뿐만 아니라 포수 수비 훈련까지 받고 있다. 말 그대로 보험용이다. 최형우가 1루 수비까지 소화한다면 선수 기용의 폭이 넓어진다.
최형우는 "선수는 팀에서 정해주는 자리에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타순 또한 4번이든 9번이든 누상에 주자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사자 군단의 주장다운 모습이었다.
현대 야구에서 멀티 플레이어가 대세다. 1군 엔트리가 한정된 가운데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전천후 선수가 감독들에게 인기다. 4번 중책과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는 최형우는 삼성에서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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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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