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의 소망, "올해는 TV로 야구보고 싶지 않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10 07: 12

"올해는 TV로 야구보고 싶지 않다. 덕아웃에서 선수들과 같이 야구를 보며 이기는 순간을 느끼고 싶다". 
KIA 좌완 투수 양현종(25)이 부활의 노래를 불렀다. 양현종은 지난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68개 공 중에서 52개가 직구일 정도로 직구 위주의 피칭을 펼쳤고,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왔다. 땅볼만 8개를 유도하는 등 낮은 코스로 제구가 잘 이뤄졌다. 
시범경기에 불과했지만 양현종이나 KIA에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이미 윤석민, 서재응, 김진우 헨리 소사로 4선발이 짜여진 KIA는 선발진의 마지막 퍼즐로 좌완 양현종의 부활을 키포인트로 삼고 있다. 선동렬 감독도 꾸준히 "양현종을 무조건 선발로 쓰겠다"고 공언하며 그의 부활에 힘을 쏟고 있다. 때문에 이날 호투가 갖는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양현종은 "오늘(9일)이 제일 중요했다. 오늘도 안 좋았으면 또 안 좋아졌을텐데 나름대로 긴장을 하고 들어갔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몇 년간 스스로를 괴롭힌 컨트롤 난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기 전에는 "볼넷만은 주지 말자"고 주문을 걸고 임할 정도로 절박했다. 그 절박함이 시원시원한 피칭으로 이어지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양현종은 2009~2010년 각각 12승-16승으로 KIA의 좌완 에이스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11년부터 시작된 부진이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그는 2년간 부진에 대해 "운동 부족이 아니라 마음가짐의 문제였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태였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위축됐었다"며 "이제는 부상에 대한 두려움을 떨쳤다. 캠프 때부터 스스로를 믿고 던지려 한다"고 자신했다. 
양현종은 지난해 재활과 부진으로 2군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그는 "올해는 TV로 야구보고 싶지 않다. 덕아웃에서 야구를 보며 선수들과 같이 이기는 순간을 느끼고 싶다. 좋든 안 좋든 투구를 마치고 덕아웃에서 야구를 보는 게 너무 좋다"며 "앞으로 인터뷰도 많이 하고 싶다. 긍정의 힘을 믿겠다"고 이야기했다. 
양현종은 시범경기에서도 5일 로테이션을 지키며 꾸준히 선발등판한다. 그는 "3년 정도 선발을 해봤기 때문에 로테이션 적응은 문제없다"며 "캠프 기간 때부터 여러 선배님들이 '네가 잘해야 팀이 산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그런 한마디가 부담이 아니라 힘이 되더라. 앞으로 해야 할 게 더욱 많다"고 스스로를 조였다. 
지난 2년간 부진의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양현종. 그의 부활 스토리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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