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이든 구인이든 전부 다 시험해봐야지".
어느 팀이든 시범경기는 테스트 성격이 강하다. 페넌트레이스 본경기를 앞두고 치러지는 리허설로 팀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는 시기다. 아울러 대부분 팀들이 이 시기에 가능성있는 신인들을 실전에서 집중 점검하며 옥석 고르기에도 나선다. 주전 선수들은 시즌 개막에 맞춰 적절히 컨디션을 조절한다.
하지만 한화는 다르다. 지난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 시범경기 개막전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은 김태균을 3번타자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기용하며 전력으로 붙었다. 비록 3-13으로 대패했지만 결과를 떠나 여러가지 테스트를 하겠다는 김응룡 감독의 의중이 잘 나타나있다.

KIA 선동렬 감독이 "시범경기에서 신인들을 테스트해보겠다"는 말을 전해들은 김응룡 감독은 "우리는 신인이든 구인이든 전부 다 시험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신인급 선수들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지만 기존의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테스트 범주에 들어간다.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향을 찾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고졸신인 포수 한승택을 주전으로 테스트하는 것이다. 김 감독이 지난해 서산 마무리훈련 때부터 눈여겨봤고,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인 뒤 시범경기에서 검증을 받고 있다. 첫 날 KIA전에서 안정된 블로킹과 도루 저지 1개 그리고 타격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안타 하나를 때렸다.
또 하나의 실험은 '외야수' 김태완 카드다. 원래 좌익수를 맡은 최진행의 무릎상태가 좋지 않아 시즌 초반에는 지명타자로 역할이 제한된다.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서는 김태완이 반드시 외야 수비를 맡아야 한다. KIA전에서 좌익수로 선발출장한 김태완은 5회부터 우익수로 이동하는 등 테스트를 통해 최적의 포지션을 찾고 있다.
테스트는 캠프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에게만 꼭 해당하지 않는다. KIA전에서 캠프에 들지 못한 외야수 김경언과 내야수 이학준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2군의 이정훈 감독이 좋다고 하길래 한 번 올려봤다. 얼마나 잘 하는지 볼 것"이라고 했다. 2군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기존의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함이다. 이학준은 이날 3안타 1타점 1도루 1볼넷으로 활약했다.
비록 한화는 KIA전에서 3-13으로 대패했지만 시범경기의 일부분으로 보고 있다. 선발투수 데니 바티스타도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6실점으로 난타당했지만 사사구가 하나도 없었다. 59개 공 중에서 직구는 20개밖에 되지 않았다. 새로운 구종 체인지업을 테스트하며 적응하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한화 팀 전체도 결과를 떠나 과정 하나 하나를 중요시하는 시기다. 지금은 결과보다 과정을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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