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가이의 어저께TV] 역시 예상대로였다. 연애 11년차 실제 커플이 등장하자 리얼리티가 살아났다.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우결4'에 나왔다. 11년 연애하면서 같이 여행은커녕 놀이동산도, 흔한 드라이브를 간 적도 없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있는데 걱정이 많다.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하련다"는 정인의 담담한 고백은 오랜 시간 속에 담았다 꺼낸 참말이 분명했다.
어저께(9일) 방송된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4)는 뮤지션 커플 조정치-정인의 가상 부부 생활의 포문을 알렸다. 유명 기타리스트와 여성 보컬로 가요계에서 이미 굵직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두 사람은 종종 예능에 출연하면서 존재감을 확보해왔다. 생애 첫 고정 예능으로 '우결4'에 승선하면서 가상일지, 현실일지 모를 결혼 생활에 돌입했다. 시즌2의 김용준-황정음 커플에 이은 두 번째 실제 연인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11년이나 만난 장수 커플이다. 이들의 가상 결혼 생활은 단순히 설정이나 가정에서 출발한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커플이 동거를 하며 진짜 결혼을 대비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만큼 두 사람에게 '우결4' 속 모든 미션과 생활은 진짜 교제의 연속이며 실제 일상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그래서 이 커플은 등장부터 남달랐다. 11년 전 처음 인연을 맺었던 장소에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나타나라는 미션을 받고 기억을 더듬기 시작한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두 사람은 각각 다른 기억의 조각을 맞췄다. 조정치는 정인과 처음 만났던 11년 전의 대학로로, 정인은 둘의 핑크빛 인연이 처음 시작됐다고 생각하는 강남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작부터 어긋난 것이다. 역시 11년 된 연인이라야 가능한 미션이었다. 각자 당시 서로의 복장이나 첫 만난 때의 모습, 어떤 순간들을 되짚어가는 과정 군데군데에 리얼의 향기가 뚝뚝 묻어났다.

조정치-정인은 사실 일종의 사명감(?)을 안고 출격한 커플이다. '우결4'의 위기를 극복할 제작진의 카드다. 앞서 하차한 이준-오연서 커플로 인해 멍든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복구해야하는 임무를 맡았다. 오연서의 실제 열애설과 이준의 SNS글이 연달아 불씨가 되면서 흠집이 났던 '우결4'의 정체성은 '실제 커플'이라는 묘수(?)로 되찾아질 수 있을까.
일단 시작은 꽤나 성공적으로 보인다. 시청률도 올랐다. 조정치-정인 커플이 첫 등장한 이날 방송분은 6.5%의 시청률을 기록, 한주 전 방송분(5.9%)에 비해 상승했다.(닐슨코리아, 전국기준) 그리고 방송 후 각종 SNS와 관련 기사 댓글 등에는 공공연한 공개 커플 조정치-정인의 이야기에 관심과 호응을 보내는 의견들이 쇄도하고 있다. 진짜 11년 된 연예인 커플은 과연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사랑하는지, 우리 보통 사람들과는 어딘가 다를 것만 같은 그들의 사생활을 엿본다는 관음적인 매력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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