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화신' 강지환, 이 남자의 못 말리는 코믹본능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3.10 09: 07

“나는 조선의 국모다~!!”
180cm가 훌쩍 넘는 장신에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인 배우 강지환이 흰 소복을 차려입고 머리를 틀어 올린 채 이 같이 외친다. 스스로를 조선의 마지막 국모로 여기며 정신병원 이송차량에 끌려가기까지 발버둥을 치며 응급구조사들과 몸싸움을 벌이는 그의 모습을 보자면 웃음을 참는 일이 요원하다.
강지환이 물오른 코믹연기로 안방극장에 웃음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현재 SBS 주말드라마 ‘돈의 화신’에서 비리검사 이차돈 역으로 출연 중인 그는, 매회 망가짐을 불사하는 이 같은 코믹연기로 어두운 극의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돈의 화신’은 비리와 커넥션에 물든 대한민국 상류층의 자화상을 그리는 작품으로, 이 드라마에는 이른바 사회지도층으로 불리는 검사, 의사, 사업가, 기자 등이 돈에 눈이 멀어 자기가 가진 힘을 탐욕을 채우는 데 급급한 모습이 주로 등장한다. 사회사업가로 촉망받는 정신병원 전문의는 실은 재산다툼이 벌어지는 집안에 얼마간의 대가를 받는 조건으로 금치산자 판정을 내려주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고, 검사는 사채업자와 손을 잡는 것을 비롯해 기업들을 등쳐 제 주머니에 불리기에 여념이 없다.
이처럼 사회의 추악한 현실을 묘사하는 ‘돈의 화신’은 자칫 보기 불편할 수 있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지만, 강지환의 코믹연기는 이 같은 극의 어두운 분위기에 어느 정도 완충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9일 방송에서는 강지환의 코믹연기가 물이 올랐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가 연기 중인 이차돈 캐릭터는 비리 혐의로 결국 검사옷을 벗고 변호사 개업을 하게 되고,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100억 현금을 손에 쥐기 위해 정신병원에 위장 잠입을 시도했다.
유명 드라마 OST ‘나 가거든’이 비장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흰 소복을 차려입고 우렁찬 목소리로 “이 천한 것들. 나는 조선의 국모다. 전하~!!”라고 외치는 이차돈의 모습에서 비리 혐의에 물든 ‘돈의 화신’의 무거운 그림자는 순식간에 걷힌다. 이차돈은 정신병원에 감금된 채 우아한 자태로 수를 놓으며 병원 직원들을 “환관”이라고 부르지만, 입술에 바른 핑크빛 립스틱의 고운 빛깔이 무색하게 순식간에 돌변해 육중한 몸매로 남자간호사들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여 폭소탄을 터뜨리기도 한다.
그러는가 하면 극중 상대역으로 출연하는 배우 황정음과는 티격태격 러브라인을 이어가며 서로의 볼을 무자비하게 꼬집고, 뚱녀는 싫다며 눈물까지 흘리는 모습으로 물오른 코믹 코드를 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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