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서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세계가 조명하는 라이벌 관계에 대해서도 김연아(23, 고려대)는 담담했다. 오히려 "자신은 신경쓰지 않는데 주변에서 너무 비교하시는 것 같다"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 라이벌리와 도전자는 톱에 오른 자의 숙명이지만, 김연아는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만 생각하겠다는 말로 그들의 존재를 지워버렸다.
'피겨여왕' 김연아(23, 고려대)가 잠시 비워뒀던 여왕의 왕좌를 탈환하기 위해 캐나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연아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3 피겨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캐나다로 출국했다.

2011 모스크바 피겨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년 8개월이라는 휴식기를 가졌던 김연아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을 정조준하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공백기가 무색한 전성기의 실력을 지난 해 12월 열린 NRW트로피(독일)와 1월 전국세계선수권대회에서 펼쳐보인 김연아이기에 팬들의 기대와 관심도 더욱 커진 상황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그간 '한일 라이벌'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아사다 마오(23, 일본)가 출전해 더욱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아사다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떠오르는 피겨스타 애슐리 와그너(22) 신예 그레이시 골드(18) 등이 김연아에게 도전장을 내밀 준비 중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외부보다 자신의 내면에 초점을 맞췄다. "편안한 마음으로 부담없이 하겠다. 오랜만의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이지만 많은 분들의 기대와 응원에 부응할 수 있도록, 또 준비한 만큼 실력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출전 각오를 밝힌 김연아는 아사다와 대결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엷은 고소를 머금었다.
"복귀선언 할 때도, 또 그 전에도 특정 선수와 대결을 언급한 적이 없다. 나 자신에게 기대하지 않겠다는 말처럼 부담을 버리려고 하는데, 주변에서 자꾸 비교하시는 것 같다"고 말문을 연 김연아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서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그동안 줄곧 비교되어왔고, 또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단은 가벼운 마음으로 하려고 생각 중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아사다도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나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세계선수권에 대한 단호한 각오는 외부 경쟁보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다. 김연아는 "컨디션은 아무래도 밴쿠버 올림픽 때와 비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운동을 하다보니 체력적으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더라.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할 수는 없다"며 "지금으로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그만큼 준비를 잘 한 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각오 속에 배인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의 100%를 채웠다는 자신감이었다.
최고의 자리에 올라있는 만큼 끈임없는 도전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이다. 은반에 복귀한 김연아가 아사다의 도전에 어떤 결과로 대답할지, 캐나다의 작은 도시 런던에 피겨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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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