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참, 마음대로 안 되네".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짧은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마음대로 안 되네"라는 짧은 말에 김응룡 감독의 깊은 고뇌가 담겨있었다.
김응룡 감독의 한화는 지난 9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3-13 대패를 당했다. 공격에서 11안타를 쳤지만 3득점에 그쳤고, 수비에서 무려 18안타를 맞으며 고전했다. 시범경기 한 게임 뿐이지만 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10일 KIA와 두 번째 경기를 앞두고 광주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 감독은 "잠은 잘 잤다"면서도 "마음대로 안되네. 그렇게 얻어맞을 줄 알았나"라고 한마디했다. 승패를 떠나 경기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이기고 지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아쉬웠다. 이태양·조지훈·하주석 등이 안 좋았다. 외야 수비를 테스트받고 있는 김태완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도 아쉬운 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응룡 감독이 기대를 걸고 있는 신예 투수 이태양과 조지훈의 투구내용이 부진했고, 하주석도 수비에서 실책을 하나 범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외야 수비 훈련에 힘을 쏟은 김태완도 좌익수와 우익수를 번갈아가며 봤지만 타구 판단과 수비 범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김 감독이 기대한 모습들이 안 나왔다.
한국시리즈 우승 10회 경력을 자랑하는 명장 김 감독이지만 지난 몇 년간 계속 침체기에 있던 한화를 당장 끌어올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대로 안 되네"라는 김 감독의 짧은 한마디에 무거운 고뇌가 담겨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