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님과는 정말 인연인 것 같다".
KIA 선동렬(50) 감독은 한화 김응룡(72) 감독이 가장 아끼는 제자다. 해태 시절 감독-선수로 11년을 함께 했고, 삼성에서는 감독과 수석코치 그리고 사장과 감독으로 7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늘 같은 배를 타고 있었지만, 2010년 끝으로 삼성을 떠난 후 한화와 KIA 사령탑으로 적이 돼 만나게 됐다.
시범경기 첫 날이었던 지난 9일 광주구장에서도 스승과 제자의 만남은 화제가 됐다. 제자 선 감독이 스승 김 감독을 마중나가기 위해 경기장 도착 시간을 수시로 체크했고, 직접 3루 원정 덕아웃으로 찾아가 김 감독에게 인사했다. 취재진의 관심이 모아졌고, 스승과 제자는 웃으며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선 감독은 "김응룡 감독님과는 어떻게 보면 인연인 것 같다. 프로에 처음 막 들어와 해태에 입단했을 때부터 11년을 함게 했고, 2004년에는 삼성에서 수석코치로 감독님을 모셨다. 2005년부터는 삼성 감독을 하면서 6년간 사장님으로 함께 했다. 그래서인지 감독님보다는 사장님이라는 소리가 먼저 나온다"며 웃어보였다.
스승과 제자가 적으로 만나게 된 것만으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자칫 부담이 될 수 있는 부분. 하지만 선 감독은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에는 서로 이겨야 한다. 그게 뭐 그렇게 신경 쓰일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나도 그렇지만 김응룡 감독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응룡-선동렬 감독의 관계 뿐만 아니라 타이거즈 출신 한화 코치들의 감회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9일 한화의 1루 베이스코치로 광주구장에 돌아온 이종범 주루코치를 향해 1루측 KIA팬들은 공수교대 시간에 KIA 시절 그의 응원가를 부르며 환대하기도 했다. 타이거즈 출신 코치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KIA 관계자들도 많았다.
타이거즈에서 선수-코치-감독으로 무려 20년 넘게 몸담은 김성한 수석코치는 "개인적으로는 감회가 새롭지만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어딜 가더라도 야구를 하는 건 똑같다. 그동안 너무 오래 한 팀에만 머물러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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