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재난 드라마는 성공할 것인가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3.10 15: 45

'더 바이러스', 흥미롭지만 한계도..
소재 떨어진 지상파 수혈 가능할까
OCN '더 바이러스'가 한국형 재난드라마의 유행을 이끌 것인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멜로와 로맨틱코미디, 대형 첩보물까지 모두 '대박'을 터뜨리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이른 지상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도 이목이 쏠린다.
그동안 '신의 퀴즈', '뱀파이어검사' 등 미국드라마형 수사물을 다수 제작해 눈길을 모았으나 지상파에까지 장르를 전파시키진 못했던 케이블 드라마가 이번에는 전염병이라는 소재를 꺼내든 것. 전염병은 '컨테이젼' 등 할리우드 영화는 물론이고, 미국, 영국 등지에서 여러차례 선보인 인기 소재. 전염병이 퍼져나가는 긴박함에 이를 막고자 하는 사람들의 사투는 매력적인 포인트다.
지난 1일 시작해 현재 2회까지 방송된 '더 바이러스'는 서울 한복판에서 희생자가 늘어가는 바이러스를 다룬 내용으로, 이미 익숙한 조류독감에 치사율 100% 변종 바이러스를 곁들여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스토리 전개는 매우 빠르다. 16회에 걸쳐 진행되는 스토리를 10회로 축약한 만큼 쓸데 없는 가지가 없고, 희생자가 계속 늘어남으로써 긴박감은 더해진다.
다만 첫 걸음인만큼 아쉬운 점도 있다. 특수감염병 위기대책반장으로 등장하는 엄기준은 기존 전염병 소재 드라마, 영화 속 캐릭터와 차별점이 거의 없다. 아직까진 냉철하고 일 밖에 모르는, 가족사에 아픔을 지닌 단편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연출이 툭툭 끊기며 자연스럽지 못한 것도 눈에 띈다.
그러나 그동안 외화로만 접해왔던 소재를 서울을 배경으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은 충분히 흥미롭다. 만약 좋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소재가 재탕되고 있는 국내 드라마에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작품 하나가 더 추가된다. JTBC도 전염병을 내세운 드라마를 제작한 것. '무자식 상팔자' 후속으로 편성된 '세계의 끝'이다. 배영익 작가의 장편 소설 ‘전염병’을 원작으로 한 ‘세계의 끝’은 원인을 모르는 괴질이 무차별적으로 퍼지면서 생기는 인간들의 고뇌와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윤제문이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과장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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