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엇갈린 한판이었다.
1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KIA-한화전은 두 팀의 외국인 투수들이 나란히 첫 선발등판을 가져 관심을 모았다. KIA 헨리 소사(28)와 한화 대나 이브랜드(30)가 각각 시범경기 첫 선발등판을 가지며 매치를 벌였다. 소사는 강속구 투수, 이브랜드는 기교파 투수로 알려져 있지만 이날은 이미지와 반대되는 피칭을 펼쳤다.
▲ 파이어볼러 소사, 변화구 적극 활용

소사는 싱킹 패스트볼이 150km를 넘을 만큼 빠르고 움직임많은 공을 던진다. 이날 경기에서도 직구 최고 구속은 151km였고, 싱커도 150km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날 소사가 던진 76개 공 중에서 직구는 11개, 싱커는 28개로 총 39개밖에 되지 않았다. 파이어볼러답게 지난해에는 패스트볼에 의존한 피칭을 펼쳤지만 이날은 달랐다.
커브를 무려 24개나 던졌고, 슬라이더도 13개를 구사하며 패스트볼과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특히 120~131km에서 형성된 커브는 카운트를 잡는 공은 물론 결정구로도 활용될 만큼 유용했다. 이날 슬라이더도 130~141km. 이날 소사는 삼진 5개를 잡았는데 3개가 변화구를 결정구로 던진 것이었다. 허를 찌르는 루킹 삼진이 3개나 될 정도.
강속구 투수 소사가 예상 외로 많은 변화구를 던지자 한화 타자들이 제대로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컨트롤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이날 소사는 사사구가 단 하나도 없을 정도로 안정감이 있었다. 특히 커브 24개 중 15개가 스트라이크을 정도로 원하는 곳으로 잘 떨어졌다. 소사가 커브의 활용도를 높인다면 특유의 강속구와 함께 조화를 이뤄 더 큰 위력을 떨칠 것으로 기대된다.
▲ 기교파 이브랜드, 마운드 적응 어려움
이브랜드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대 후반이지만 평균 구속은 140km대 초반으로 빠른 공에 의존하는 투수가 아니다. 그 대신 안정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가 장점인 투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날 국내 무대에서 첫 선을 보인 이브랜드는 최고 구속이 143km로 빠르지 않은 건 알려진 대로였지만 제구력이 썩 인상적이지 못했다.
이날 이브랜드는 총 77개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 41개, 볼 36개로 비율이 엇비슷했다. 볼넷을 2개 줬다. 18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가 4개에 불과했고, 1~2구 연속 볼로 시작한 게 5차례로 볼카운트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미국보다 낮고 부드러운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했는데 본인이 원하는 대로 제구가 되지 않았다.
경기 후 이브랜드는 "한국에서 가진 첫 경기였다. 마운드에 처음 올라갔는데 적응이 되지 않아 조금 어려웠다. 컨디션도 안 좋아서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피칭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기대했던 정교한 컨트롤이나 변화무쌍한 변화구를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제 적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날 경기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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