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CO가 드디어 25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사실상 1.5군과 대결이었다고는 해도 최강 삼성화재를 상대로 연패를 끊으며 시즌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다.
KEPCO는 1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경기서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15-25, 25-20, 25-20, 22-25, 15-1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드디어 간절히 원하던 시즌 2승째(27패, 승점 7)를 챙긴 KEPCO는 긴긴 25연패의 늪에서 탈출하게 됐다.
챔피언 결정전을 겨냥하고 있는 삼성화재는 이날 경기서도 1세트만 주전들을 내보내고 2세트부터는 1.5군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하지만 최다 연패 기록인 26연패만큼은 피하고자 했던 KEPCO는 1.5군으로 꺾을 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25연패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진 KEPCO는 안젤코(31득점, 블로킹 6개)와 서재덕(19득점)을 앞세워 대전 원정에서 드디어 기나긴 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삼성화재는 신으뜸(17득점, 블로킹 3개) 최귀엽(14득점)이 분전했으나 연패 탈출을 위해 이를 악문 KEPCO를 꺾지는 못했다.

1세트를 15-25로 여유있게 가져온 삼성화재는 2세트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하지만 KEPCO 역시 연패를 끊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이날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안젤코가 KEPCO의 공격을 이끌었고, 서재덕이 든든히 뒤를 받치면서 2세트 초반부터 앞서 나간 KEPCO는 추격의 위기를 무사히 넘기며 20-25로 세트를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세트를 가져오며 균형을 맞춘 KEPCO는 3세트서도 안젤코와 서재덕의 좌우 쌍포가 안정적으로 득점에 나서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사실상 1.5군으로 바뀐 삼성화재는 신으뜸이 분전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고준용이 기대만큼 득점을 뽑아주지 못하며 3세트도 25-20으로 KEPCO에 내줬다.
KEPCO에 뒤진 삼성화재는 4세트 초반 강민웅과 김홍정 대신 유광우와 지태환을 넣고 코트의 밸런스를 다시 잡고자 했다. KEPCO의 기세는 여전했지만 베테랑 세터 유광우가 전진용과 최귀엽에게 공을 돌리고 지태환도 공격을 뒷받침하며 흐름을 탄 삼성화재는 12-12 상황에서 최귀엽의 시간차로 역전에 성공, 14-17까지 점수를 벌렸다.
하지만 KEPCO의 끈질긴 추격은 멈추지 않았다. 리드를 잡은 삼성화재가 유광우와 지태환을 빼자 KEPCO는 블로킹으로 고준용과 신으뜸을 차단하며 18-18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두 번의 동점을 더 만들어내며 접전을 벌이던 두 팀의 4세트는 강민웅이 서재덕의 퀵오픈을 가로막으며 22-25로 삼성화재가 가져왔다.
결국 승부는 마지막 5세트까지 흘러갔다. 초반 상대 범실과 김홍정의 블로킹으로 5-2까지 앞서가던 삼성화재는 안젤코의 맹활약에 곧바로 따라잡혔다. 안젤코의 백어택과 양준식의 블로킹으로 10-8로 앞선 KEPCO는 연패 탈출을 향한 집중력을 보이며 먼저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고, 결국 안젤코의 한방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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