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극적인 연장 접전 승리로 분위기가 확실히 올라간 상태에서 상대를 철저히 분석해 공략했다. 3연패를 디펜딩 챔프 일본이 호쾌한 타력을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던 네덜란드를 잠재우고 3회 연속 4강 진입에 성공했다.
일본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제3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라운드 1조 승자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1회 도리타니 다카시(한신)의 선제 결승 선두타자 홈런 포함 6홈런 맹공, 선발 마에다 겐타(히로시마)의 5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16-4로 7회 콜드게임 대승했다. 일본은 이날 승리로 일찌감치 4강 진출을 확정지으며 12일 4강 대진 편성을 위한 경기를 기분 좋게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반면 1라운드에서 한국을 탈락시키고 2라운드에서 쿠바를 6-2로 꺾는 등 강호 킬러로 돌풍을 일으키던 네덜란드는 선발 로비 코르데만스의 부진투를 이겨내지 못하고 패퇴했다. 네덜란드는 11일 쿠바와 4강 진출에 남은 티켓 한 장을 놓고 격돌한다.

일본은 1회초 손쉽게 선취점을 얻었다. 전날(9일)까지 5타수 무안타로 타율 0에 그쳤던 1번 타자 도리타니 다카시(한신)는 상대 선발 로비 코르데만스의 2구 째 직구를 제대로 당겨쳤다. 이는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포로 이어졌다.
1회의 상승세는 2회 마쓰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의 투런으로 확실하게 불타올랐다. 마쓰다는 2회초 1사 1루서 코르데만스의 초구 높은 직구를 당겼다. 의심의 여지가 없이 뻗어나간 좌월 투런. 일본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도리타니의 좌익수 방면 2루타, 이바타 히로카즈(주니치)의 볼넷에 이은 우치카와 세이치(소프트뱅크)의 중월 스리런으로 일찌감치 6-0을 만들었다. 2구 째 체인지업을 통타당하며 쐐기 스리런을 내준 코르데만스는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일본은 3회 이나바 아쓰노리(니혼햄)의 우월 솔로포로 7-0을 만든 뒤 4회 이토이 요시오(오릭스)의 우월 스리런으로 일찌감치 10-0을 만들었고 5회에도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의 1타점 2루타, 6회 마쓰다의 좌중간 1타점 2루타로 12-0을 만들었다. 이미 초반부터 승기를 잡은 일본은 전의를 잃은 네덜란드 투수진을 거세게 몰아붙였고 결국 낙승을 거뒀다.
네덜란드는 6회 두 번째 투수 우쓰미 데쓰야(요미우리)의 난조를 틈 타 블라디미르 발렌틴(야쿠르트)의 3타점 중견수 키를 넘는 2루타, 앤드루 존스(라쿠텐)의 1타점 좌전 안타로 간신히 영패를 모면했다. 그리고 일본은 7회 사카모토 하야토의 좌월 만루포로 콜드게임 조건을 충족시키며 경기를 일찍 끝냈다. 선발 마에다는 5이닝 동안 단 1안타를 내주며 무실점, 기대치에 부응하며 대승에 공헌했다.
이날 일본은 6개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WBC 역사 상 한 경기 단일팀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공동 1위 기록은 2009년 2회 대회 당시 쿠바가 1라운드 남아공전(8-1 승리)에서 6개의 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전날(9일)까지 5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도리타니는 선제 결승 선두타자 솔로포를 터뜨리며 야마모토 고지 감독의 용병술을 빛낸 동시에 파워히팅이 가능한 톱타자의 위력을 리그는 물론 국제대회에서도 뽐냈다. 반면 네덜란드는 선발 코르데만스의 1⅓이닝 6실점 부진 속 일찌감치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더욱이 쿠바가 9일 대만을 14-0으로 대파하고 상승세 속에서 2차 패자부활전을 기다리고 있는 터라 4강 진출 신호등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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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일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