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 "WBC 탈락, 왈칵 눈물이 나더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11 06: 22

"우리나라가 탈락하고 나니까 눈물이 왈칵 나더라고요."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25)은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통해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여러 선배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던 손아섭이지만 예선 3경기 가운데 2경기에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큰 기대와 함께 출전한 WBC였지만 한국이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하면서 손아섭의 첫 국가대표 출전도 끝났다. 그는 "우리가 떨어지고 나니까 왈칵 눈물이 나더라. 그 순간만큼은 벌써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 뿐이었다. 정말 분했다"며 진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짧은 출전이었지만 WBC 출전으로 얻은 건 결코 작지 않다. 대만에 있을 때부터 손아섭은 "선배님들을 보면 배울 점들이 너무 많다. 왜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가 됐는지 알 것 같다"며 선배들의 장점을 하나부터 열까지 흡수하려 노력했다.
WBC 출전으로 얻은 것들 가운데 가장 큰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심장이 정말 커졌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준 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모두 해봤지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서니까 정말 미칠 것 같이 긴장이 되더라.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까 내 심장이 커진 게 느껴진다. 시즌에 들어가도 절대 긴장을 안 할것 같다"고 했다.
손아섭에게 많은 것을 남긴 WBC지만 몰려오는 피로감은 부작용이다. 그는 "남들보다 시즌을 한 달은 빨리 시작한 것 아닌가. 벌써부터 몸이 너무 피곤하다. 겨우 3경기 하고 돌아오고 이정도인데 만약 일본, 미국까지 갔으면 대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시즌 들어가기 전까지 몸을 잘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도 손아섭은 방망이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WBC에 출전했던 선수 가운데 특별히 부상이 없는 손아섭과 전준우는 며칠의 휴식일을 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아섭은 9일 SK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동료들과 함께 훈련을 소화했다. 몸은 피곤하지만 결코 방망이를 손에서 놓지 않는 독종이 바로 손아섭이다.
"이제는 롯데 우승이 목표다. 팀을 위해서 내가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며 손아섭은 방망이를 다시 움켜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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