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현역 ML 코치가 인정한 '에이스' 마에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11 06: 23

“제구력도 뛰어났고 구위도 좋았다. 무엇보다 대단히 뛰어난 커맨드를 보여줬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도 손색 없는 투수다”.
상대팀 감독의 립서비스라면 모를까. 그는 대회가 끝나면 본업인 메이저리그팀 타격코치로 일한다.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타격은 물론 상대 투수들의 투구를 주시하는 업을 가진 이가 보기에도 그의 투구는 굉장히 뛰어났던 모양이다. 히로시마 카프의 젊은 에이스 ‘마에켄’ 마에다 겐타(25)는 더 높은 고지를 밟을 수 있을까.
마에다는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제3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네덜란드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를 허용하며 탈삼진 9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마에다의 호투와 더불어 일본 타선이 WBC 역사 상 한 경기 단일팀 최다 홈런 타이기록인 6개의 아치를 그려낸 덕분에 일본은 이번 대회 돌풍 주역으로 꼽히던 네덜란드를 16-4 7회 콜드게임으로 일축했다.

경기 후 헨슬라이 뮬렌 네덜란드 감독은 “강력한 팀을 상대로 투수진이 일찍 무너졌다. 이미 5회 이전에 승패가 기울었던 힘든 경기”라며 “상대 선발 투수도 굉장히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메이저리그에서 당장 뛰어도 될 정도의 대단한 투구였다”라는 말로 마에다의 호투를 극찬했다. 2000년 당시 신생팀이던 SK의 외국인 타자로 뛰기도 했던 뮬렌 감독은 현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타격코치로 재임 중이다.
“말 그대로 강력한 투수였다. 제구력이 대단했고 특히 투구 커맨드(경기 운영 능력, 제구력 등 기술적인 부분)가 굉장히 뛰어났다. 경기를 보면서 ‘일본 최고 투수 중 한 명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에다에 대해 칭찬한 이는 뮬렌 감독만이 아니다. 현재 뉴욕 양키스에서 뛰고 있는 것은 물론 과거 히로시마의 프랜차이즈 에이스였던 구로다 히로키(38)도 “마에다는 분명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투수”라며 극찬했다. 알려진 바로는 10일 일본-네덜란드전에 2020년 올림픽 최종 후보지 중 하나로 꼽힌 도쿄를 시찰하기 위해 방문한 IOC 위원들 외에도 양키스 스카우트가 마에다의 투구를 보기 위해 도쿄돔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데뷔 시즌을 웨스턴리그(일본 간사이 지방 2군)에서만 보냈으나 선발 유망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은 마에다는 팀의 레전드 투수인 사사오카 신지의 18번을 물려받으며 2008시즌 9승을 올렸다. 이후 마에다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승 이상을 올리며 에이스로 자리잡았다. 지난 시즌 마에다의 성적은 14승 7패 평균자책점 1.53에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0.99로 뛰어났다. 2009년부터 새롭게 히로시마의 홈구장이 된 마쓰다 줌줌 스타디움 시대 에이스는 오다케 칸 보다 마에다로 보는 것이 옳다.
물론 마에다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쉽지 않다. 마에다가 해외 이적 FA가 되기 위해서는 포스팅시스템으로 진출하지 않는 한 2017시즌까지 일본 리그에서 근속해야 한다. 히로시마가 포스팅시스템으로 마에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돕기에는 그가 투수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하다. 당장 마에다가 메이저리그 무대로 진출하기는 절차 상으로도 걸림돌이 많은 만큼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단의 타격코치가 그의 현 실력을 높게 평가했고 명문 구단의 스카우트도 그의 투구를 주시했다. 히로시마 시민구장 시절의 에이스는 새 시대 데뷔 팀 에이스 후배를 칭찬하며 “메이저리그에 온다면 반드시 성공할 투수”라며 극찬했다. 데뷔 첫 WBC 무대에서 뛰어난 투구를 선보인 마에다가 훗날 메이저리그 입성을 위한 눈도장을 확실히 받아놓았음은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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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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