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8강전서 격돌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가 4골을 주고 받는 혈투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맨유는 11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2012-2013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8강전서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 웨인 루니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섰지만 에뎅 아자르와 하미레스에게 릴레이 골을 내주며 2-2로 비겼다. 양 팀은 향후 첼시의 안방인 스템퍼드 브리지에서 재경기를 통해 준결승 티켓을 노린다.
양 팀 모두 실로 중요한 일전이었다.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전서 레알 마드리드의 벽을 넘지 못하며 쓴맛을 봤고, 첼시는 올 시즌 수많은 우승컵을 놓친데다가 UEFA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서 스테아우아 부쿠레슈티(루마니아)에 패해 무관의 위기에 놓인 상황이었기 때문.

양 팀 모두 배수의 진을 쳤다.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로빈 반 페르시를 벤치에 앉힌 채 이적설이 돌고 있는 루니와 첼시 킬러(6경기 5골) 에르난데스를 선발로 내세우는 강수를 뒀다. 가가와 신지, 톰 클레벌리, 마이클 캐릭, 루이스 나니는 뒤를 받쳤다.
반면 지난 8일 유로파리그를 치르기 위해 루마니아 원정길을 떠났던 첼시는 페르난도 토레스, 아자르, 존 테리, 존 오비 미켈,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등이 대기명단에서 시작했다. 뎀바 바, 후안 마타, 오스카, 빅토르 모세스 등이 선발로 나서 맨유의 골문을 겨냥했다.
전반 초반 맨유가 2골을 퍼부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맨유는 전반 5분 캐릭의 크로스를 받은 에르난데스가 첼시 골키퍼 페트르 체흐가 나온 틈을 타 키를 넘기는 환상적인 헤딩 선제골을 앞서나간 뒤 6분 뒤 측면에서 올린 루니의 프리킥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일찌감치 2-0으로 리드했다.
반격에 나선 첼시도 전반 39분 모세스가 마타와 2대1 패스 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왼발 슛을 날렸지만 빗맞으며 골대를 벗어났고, 이어진 공격에서도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의 날카로운 크로스도 상대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의 손에 걸리며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들어 첼시의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은 람파드와 모세르를 빼고 미켈과 아자르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고, 이는 적중했다. 후반 14분 마타의 패스를 받은 아자르가 아크 서클 근처에서 하파엘 다 실바를 앞에 두고 반박자 빠르게 오른발로 감아 차 맨유의 골문 구석을 갈랐다.
1-2로 쫓긴 퍼거슨 감독은 후반 17분 선제골의 주인공 에르난데스를 빼고 '주포' 반 페르시를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첼시는 후반 23분 오스카의 전진 패스를 받은 하미레스가 왼발로 골문 하단을 가르며 2-2로 균형을 이뤘다.
양 팀은 종료 직전까지 결승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첼시의 공세가 매서웠다. 마타와 아자르가 연달아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데 헤아의 선방쇼에 막혔다. 결국 양 팀은 더 이상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했다.
한편 맨체스터 시티와 위건이 FA컵 4강에 선착한 가운데 이날 비긴 맨유와 첼시, 앞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블랙번과 밀월(이상 2부리그)은 재경기를 통해 준결승 진출을 타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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