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조짐' 최희섭, "김용달 코치님 만나 행복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11 06: 34

"이 분한테 배우면서 해야겠다". 
KIA 빅초이 최희섭(34)이 달라졌다. 지난 몇 년간 부상과 부진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그가 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범경기 2게임에서 6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보여지는 기록 뿐만 아니라 타석에서 더욱 진지하게 매서운 스윙으로 달라진 모습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그 뒤에 바로 김용달(57) 타격코치가 있었다. 
최희섭은 "그동안 수많은 코치님들을 만나봤지만 김용달 코치님 같은 분은 처음이다. 처음에는 김 코치님과도 엇나갔었지만, 코치님은 열정적으로 포기하지 않으셨다. 거기에 마음을 잡았고, 정신적으로 다시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 분한테 배우면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야구할 시간이 많지 않은데 좋은 코치님을 만나 운동하는게 너무 좋고 행복하다"고 했다. 

지난해 한화에서 타격코치로 있었던 김용달 코치는 시즌을 마친 뒤 KIA로 팀을 옮겼다. 최희섭은 "코치님은 포기를 할 줄 모르고 흔들림이 없으시다. 그라운드에서도 가장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신다"며 "내 고집을 꺾기가 참 힘든데 처음으로 내가 졌다. 조그만 차이도 발견하고,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고 보통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최희섭은 196cm 99kg 거구를 자랑한다. 타고난 체격과 힘을 바탕으로 장타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사실 그는 메이저리그 시절 2번타자로 기용될 만큼 공을 고르는 선구안이 뛰어나다. 단순히 힘으로만 승부하는 타자가 아니다. 그는 "그동안 중심타자이기 때문에 홈런과 장타에 대한 기대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난 선구안이 있는 나만의 야구를 하고 싶었다. 그동안 이게 잘 안 됐다.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김 코치는 최희섭이 스스로 원하는 야구를 할 수 있게끔 배려했다. 굳이 홈런이나 장타를 강요하지 않았다. 최희섭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나가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대신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해달라는 주문은 있으시다"며 "그대로 내가 이긴 게 있다. '초구부터 쳐라'는 하셨는데 '전 그렇게 못한다'고 했다. 오키나와 캠프 때부터 하루도 안 쉬고 같이 했고 마음이 통했다"고 밝혔다. 
기술적으로는 하체를 활용하는 타법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그는 "그동안 상체로 치는 타법이었기 때문에 하체로 치는게 힘들었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하체로 치는 방법을 몰랐다. 그곳에서는 선수 개인에게 그렇게 터치하지 않는다"며 "처음에는 안 하다가 하니까 과연 이게 맞는가 싶기도 했다. 굉장히 물음표를 갖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 조금씩 보이더라"고 변화를 설명했다.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릴 수 있는 지도자를 만나게 된 최희섭은 "일단 내 야구를 하고 싶다. 홈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타점을 많이 올리는 게 목표"라고 강조하며 "2009년에는 말 그대로 죽기살기로 했다면 이번에는 김용달 코치님을 위해서라도 잘 하고 싶다. 그만큼 내게 믿음과 배려를 해주셨으니 나도 그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전에는 하기 싫은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만큼 재미가 있고 집중력도 생긴다"고 자신했다. 김용달 코치를 만나 달라진 최희섭의 정신-기술적인 변화가 KIA 타선에 큰 희망을 주고 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