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이브랜드, 최소 트레비스보다 낫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11 10: 30

한 경기만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하지만 보여지는 것 이상으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한화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30)가 첫 선을 보였다. 이브랜드는 지난 10일 시범경기 광주 KIA전에서 선발등판,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막았다.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강력한 피칭은 아니었지만, 첫 국내 무대 실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적응 과정으로 보는 게 옳다. 
이날 이브랜드가 다소 고전한 건 국내 야구장 마운드 환경 영향이었다. 그는 경기 전부터 미국보다 높이가 낮고, 흙이 무른 한국 마운드 상태를 걱정했다. 이는 이브랜드 뿐만 아니라 한국에 처음 온 대다수 외국인 투수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통과의례와 같다. 팀 동료 데니 바티스타도 이 부분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경기 후 이브랜드는 "한국에서 가진 첫 경기였다. 마운드에 처음 올라갔는데 적응이 되지 않아 조금 어려웠다. 컨디션도 안 좋아서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피칭이 됐다"고 아쉬워 했다. 이날 그는 총 77개 공을 던졌는데 스트라이크 41개, 볼 36개로 비율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완전한 볼'보다는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난 볼이 많았다. 컨트롤자체가 아주 나쁘다고는 볼 수 없었다. 한국의 마운드 상태 그리고 한국식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다. 바티스타도 "몸쪽과 바깥쪽 모두 적극적으로 공략해야`한다"고 조언했는데 한국의 스트라이크존은 미국에 비해 상하가 좁지만 좌우가 넓다. 
아직 적응 과정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결과보다는 내용에 주목해야 했다. 이날 이브랜드의 공을 지켜본 심판진은 "벤자민 주키치는 몰라도 트레비스 블랙클리보다는 낫다"고 입을 모았다. "변화구 구사 능력이 좋고, 스피드 자체는 빠르지 않지만 볼끝 종속이 좋다"는 게 이유였다. "슬라이더와 커브가 다른 투수들에 비해 빨리 꺾여 타자들이 까다로워 한다"는 설명도 있었다. 
볼 스피드도 아직 정상은 아니지만 스피드건에 찍히는 구속보다는 힘이 있다는 평가. 아직 3월 중순으로 가는 시점이고, 시즌이 개막하면 더욱 빨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여기에 날카로운 견제 능력과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은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한 방은 맞을 수 있어도 쉽게 무너질 타입의 투수는 아니라는 평가다. 
지난 2011년 KIA에서 뛴 트레비스는 25경기 7승6패1홀드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하지만 유독 승운이 없었고 전반기만 놓고 보면 에이스급 투구내용을 보였다. 이브랜드가 최소 트레비스보다 낫다면 10승은 기본으로 기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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