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홍상삼, “힘으로 제압하고 싶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11 10: 30

“경기 활약도가 좋아지니 제 스스로도 생각이 바뀐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제 감을 찾아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때 그는 천둥벌거숭이 같았다. 팀이 주목하는 선발 유망주였으나 때로는 당돌했고 때로는 치기 어린 모습도 보였다. 달갑지 않은 ‘클럽 오빠’라는 별명도 붙었던 바 있다. 그러나 이제는 한 팀의 주축 투수로서 성숙한 마인드와 묵직한 구위. 그리고 노련해진 경기 운영으로 새로운 도전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두산 베어스 새 마무리 홍상삼(23)은 2013시즌이 자신의 2차 도약대가 되길 기대하는 중이다.
2008년 충암고를 졸업하고 2차 3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홍상삼은 2년차 시즌인 2009년 9승 6패 3홀드 평균자책점 5.23을 기록하며 신인왕 후보에도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홍상삼의 9승은 모두 선발승으로 당시 선발진이 취약하다는 평을 받았던 두산에 큰 힘이 된 승리들이었다. 그러나 이듬해 제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며 4승에 그쳤고 2011년에는 팔꿈치 통증이 겹치며 무승으로 한 해를 마감했다.

2012시즌 홍상삼은 리그 굴지의 셋업맨으로 활약했다. 그의 지난해 성적은 53경기 5승 2패 1세이브 22홀드(3위) 평균자책점 1.93. 피안타율 1할5푼6리에 이닝 당 주자 출루 허용률(WHIP) 0.98로 투구 내용 자체가 기본적으로 안정적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엔트리까지 승선했으나 연말 오른발 골절상으로 최종 승선에는 실패하며 아쉬워했던 홍상삼이다.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막판 몸 상태를 회복하고 캠프에 합류한 홍상삼은 막바지 전력 불펜피칭까지 소화했다. “서둘러 전지훈련에 합류하는 것보다 국내에 잔류하더라도 제대로 된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던 홍상삼이었으나 다행히 회복세가 빠른 편이었고 막차로나마 상대적으로 따뜻한 일본 규슈 지방에서 몸 만들기 막바지 코스에 진입했다.
“아무래도 추운 날씨에서 움츠러든 몸 상태로 몸을 만드는 것보다 따뜻한 환경이 낫지요. 일본에 안 갔다면 페이스 상승이 좀 더 늦지 않았을까요. 캠프 동안 4번의 불펜피칭에 총 130개 가량의 공을 던졌습니다. 한 회에 최대 40구 정도를 소화했고요”.
자신의 현재 상태에 대해 70% 정도로 자평한 홍상삼은 실전 투입만 없었을 뿐 수비 훈련 등 정상적인 훈련은 모두 소화해냈다. 이번 시범경기를 통해 홍상삼은 점차 실전 감각을 잡아나가며 순조롭게 마무리 보직 연착을 노린다. 홍상삼은 캠프를 돌아보며 “그래도 동료들이 연습경기를 하는 것을 보며 팔이 근질거리기는 하더라”라며 웃었다.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린 스캇 프록터(샌프란시스코)와 재계약하지 않은 두산은 새 마무리로 홍상삼을 내정했다. 시범경기에서 페이스가 좋지 않다면 시즌 초반 집단 마무리 체제 가능성도 있으나 일단 홍상삼의 몸 상태와 구위 회복세를 지켜보고 최대한 그를 믿고 맡긴다는 계획이다. 홍상삼은 초보 마무리로서 “적어도 20세이브 이상을, 내가 나가는 경기를 최대한 승리로 깔끔하게 매조지고 싶다”라고 밝혔다.
“힘으로 타자를 제압하는 마무리투수가 되고 싶어요. 빠른 직구는 물론이고 제가 가진 무기를 적극적으로 앞세워서 타자를 누르고 팀 승리를 지키면서 분위기도 살리고 싶습니다”. 부상으로 인한 WBC 대표팀 낙마와 늦은 전지훈련 참가의 아쉬움을 시즌 활약도로 모두 상쇄하고 싶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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