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과 레알의 얄궂은 운명, 이번엔 골대 강타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3.11 13: 15

박주영(28, 셀타 비고)이 레알 마드리드와의 얄궂은 운명에 아쉽게도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지 못했다.
셀타 비고는 11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비고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서 열린 2012-2013 프리메라리가 27라운드 레알 마드리드와 홈경기서 1-2로 패했다. 셀타 비고는 이날 패배로 5승 6무 16패(승점 23점)에 머물며 강등권 탈출에 또다시 실패했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18승 4무 5패(승점 58)를 기록, 2위로 올라섰다.
박주영은 이날 경기서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벨 레시노 감독은 1-2로 끌려가던 후반 35분 공격력 강화를 위해 박주영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아고 아스파스가 활발한 공격을 펼치면서 만회골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좀체 골이 터지지 않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였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공격수가 보여줄 것은 많지 않다. 더욱이 아벨 레시노 감독 부임 이후 1달 만에 처음으로 그라운드에 나선 박주영이라 부담감이 꽤나 컸을 터다. 하지만 박주영은 그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레알의 골문을 가장 적극적으로 위협했다.
그리고 후반 44분 일약 영웅으로 떠오를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다니엘 프란지치의 크로스를 번쩍 솟구쳐 올라 결정적인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다. 박주영의 위치선정, 제공권, 결정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크로스바를 맞히며 만회골 사냥에 실패했다.
상대가 유럽 전역의 관심을 받는 레알이었다는 것과 10분의 극히 짧은 시간 동안 극적인 동점골로 강등권에 처진 소속팀에 귀중한 승점 1점을 안길 수 있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봤을 때 퍽이나 아쉬울 법한 골대 강타였다.
박주영과 레알의 얄궂은 운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21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방문했던 박주영은 후반 12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0-2로 뒤지고 있던 후반 42분 결정적인 헤딩 슛을 날렸지만 '거미손' 이케르 카시야스의 선방에 걸렸다.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골대 강타까지, 실로 얄궂은 운명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분명 가능성도 발견했다. 날카로운 창끝을 보여주며 수장의 믿음에 보답했기 때문이다. 아스날에서 부침을 겪다 스페인 무대로 건너와 또 다시 시린 겨울을 보내고 있는 박주영이 레알전의 골대 강타로 신임 레시노 감독의 마음을 돌려세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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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타 비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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