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적인 재활은 사실상 모두 끝났다.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를 타지 않고 중국에 남았다. SK 핵심 투수들인 김광현(25)과 엄정욱(32)의 빠른 복귀를 위한 선택이다.
지난달 19일부터 중국 광저우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SK 퓨처스팀(2군)은 모든 일정을 마치고 11일 귀국했다. 광둥성 대표팀 및 상무와 6차례의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재활조로 분류돼 광저우로 날아갔던 김광현 엄정욱은 동료들과 함께하지 않았다. 김원형 루키팀(3군) 투수코치, 허재혁 컨디셔닝코치와 함께 광저우에 더 머문다. SK는 “이들은 18일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와 오키나와를 거치며 치열한 내부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SK 1군은 시범경기에 돌입했다. 정규시즌을 향한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다. 그럼에도 핵심인 두 선수는 여전히 본진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겨우 내내 어깨 재활에만 매달린 이들은 사실상 전지훈련을 따로 치렀다. 이제는 퓨처스팀과도 분리된 모양새다. 다만 몸에 문제가 있거나 특별한 사유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두 선수는 차분히 재활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다. 단계별 투구프로그램(ITP)과 하프피칭, 그리고 불펜피칭을 거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SK 관계자는 “김광현의 경우는 불펜피칭도 다섯 차례 진행했다. 투구 후 몸에 큰 이상은 없었다”라고 전했다. 김광현의 속도보다 다소 더디긴 하지만 엄정욱도 서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선수를 광저우에 남긴 것은 배려의 의미가 있다. 많이 따뜻해졌다고는 하지만 한국 날씨는 여전히 변덕이 심하다. 이에 비해 광저우는 온도가 20도 정도를 유지한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기에는 최적의 날씨다. SK 관계자는 “일반적인 재활 선수라면 굳이 광저우에 남길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두 선수는 계속 투구를 하는 단계다. 광저우에 남는 것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두 선수는 실전으로 넘어가는 단계다. 불펜피칭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몇 차례 더 연습투구를 한 뒤 합격점을 받으면 본격적인 실전 복귀를 준비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통증이 없어 생각보다 좀 더 빨리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만 이만수 SK 감독은 신중한 태도다. 이 감독은 “일단 재활조 선수들은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전력을 구상하겠다”고 말했다. 급하게 복귀시키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때문에 개막전 엔트리 포함은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SK로서는 무엇보다 두 선수가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 과정은 순조로운 편이고 ‘광저우 잔류 결정’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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