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주말연속극 '최고다 이순신'이 뚜껑을 열자마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수 아이유가 연기 중인 이순신 역의 이름은 물론 그 이름이 들어간 작품의 제목 전체가 일부 네티즌의 질타를 받고 있는 것. 급기야 10일 한 청년 단체는 드라마 제목과 여주인공 이름에 대한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 9일 첫 회를 내보낸 '최고다 이순신'은 10일 방송된 2회까지 드라마의 스토리나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배우들의 연기력보다 '이순신'이라는 이름으로 더 큰 이슈를 낳았다. 1회에서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러 간 여주인공 이순신(아이유 분)이 면접관들로부터 "이름이 이순신이냐, 독도나 지키라"는 막말을 듣는 등 수모를 당하는 장면이 등장해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이어 2회에서 신준호(조정석 분)가 악감정을 품은 이순신을 향해 "이 100원짜리야!"라고 폭언하는 장면도 전파를 타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이순신 장군 비하가 아니냐'는 눈초리를 받게 된 것이다.
이후 드라마 제작사 측은 드라마 전개상 필요한 설정일 뿐, 이순신 장군을 비하하거나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 결국 지난 10일, 글로벌 청년연합 디엔(DN)은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배포해 "지난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드라마 제목, 주인공 이름 사용금지 및 방영금지와 저작물처분금지 가처분신청’을 내용으로 하는 가처분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히면서 방송 중지를 요구하고 나서 사태가 확대됐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지만 제작사 측은 11일 오후 OSEN에 "공인된 기관도 아닌 일개 사적인 단체의 행동에 일일이 대응할 생각이 없다"며 "논란에 대해 이미 충분히 해명했다. 만일 가처분신청이 진행된다면 당당히 법대로 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놓고 맞선 상태다.
네티즌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최고다 이순신' 1, 2회를 시청한 사람들부터 아직 시청하지 못한 이들까지 논란을 향해 관심을 모으는 모습이다. '지상파 드라마에서 이순신이란 이름으로 비하적 표현의 대사나 내용을 다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과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창작이자 설정에 대해 과민 반응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대립 중이다.
이로써 '최고다 이순신'은 출항 첫 주부터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드라마의 완성도나 출연진의 연기력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보다 작품의 제목과 여주인공의 극중 이름이 논란거리로 떠오르면서 공들여 만든 제작진 입장에서는 맥이 빠질 상황이다. 일단 2회에서 벌써 시청률이 24.3%(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치솟는 등 초반부터 범상치 않은 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고 해도 분명 위와 같은 논란들은 드라마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내부 분위기에도 흠집을 내는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
높은 시청률 이면에 깔린 불편한 논란들이 계속 이어진다면 민심을 사로잡는 데도 제동이 걸릴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히려 초반 논란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상승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고개를 든다. '이순신이 대체 뭐기에'라는 궁금증과 논란의 진실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지면서 이 작품은 벌써부터 국민드라마급 유명세를 치르는 중이다.
과연 '최고다 이순신'은 초반 난관을 극복하고 승승장구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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