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감독이 고령이라서..."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가 말도 되지 않는 이유로 공식 기자회견에 무단 불참했다. 광저우는 11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에 앞서 예정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의 한 관계자는 "광저우측에서 마르첼로 리피(65) 감독이 고령인 점을 이유로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하겠다고 전해왔다"고 밝혔다. 광저우는 오후 3시에 열리는 공식 기자회견과 자신들의 공식 훈련이 열리는 오후 6시 사이의 텀이 길어 고령인 리피 감독이 두 번을 오고 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납득할 이유가 아니었다. 훈련이 열리는 전주 월드컵경기장과 광저우의 숙소는 약 10여 km로, 차로 2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65세인 리피 감독의 건강에 20여분의 이동이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리피 감독을 대신할 수 있는 수석코치와 대표선수가 참석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해명조차 하지 않았다.
당초 이날 공식 기자회견은 오전 11시에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광저우 측의 요청에 따라 오후 3시로 연기됐다. 하지만 연기된 시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광저우는 오후 4시와 6시 사이로 변경해달라고 또 다시 요청했다. 하지만 더 이상 광저우의 요청을 들어줄 수는 없었다.
연맹 관계자는 "광저우가 경기 시작 전부터 규정을 계속 어기고 있다. 원래 원정팀은 경기 시작 48시간 이전에 도착해야 한다. 하지만 광저우는 이 규정을 어겼다"며 "홈팀이 정하는대로 따라야 하는 원정팀임에도 모든 것을 자신들 위주로 생각하며 마치 중국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광저우의 요청을 거부한 배경을 설명했다.
광저우는 공식 기자회견을 무단 불참한 댓가로 AFC의 징계 대상이 될 전망이다. 연맹 측에 따르면 리피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의 무단불참으로 1000달러(약 110만 원) 가량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봉으로 1000만 유로(약 143억 원)를 받는 리피 감독과 매년 거액의 돈을 사용하는 광저우에 1000달러의 벌금이 징계로서의 역할을 할 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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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허종호 기자 sports_narcoti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