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역시 쿠바 킬러’ 네덜란드, 첫 4강 진출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11 23: 00

전날 대패의 아픔을 천적 격파로 씻으며 첫 4강 진출까지 성공했다. 네덜란드가 아마추어 최강 쿠바를 꺾고 팀 사상 첫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네덜란드는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제3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라운드 1조 패자부활전 2차전 쿠바와의 경기에서 9회말 칼리안 샘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앞세워 7-6으로 승리했다. 네덜란드는 이날 승리로 4강 진출을 확정지으며 세 번의 WBC 참가 만에 첫 4강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반면 아마추어 야구 최강을 자처하던 쿠바는 이번 대회 들어서 기본기 결여로 인해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다 2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1회 대회 준우승팀 쿠바는 2009년 2회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9일 대만을 14-0으로 완파한 쿠바와 10일 일본에 4-16으로 격파당한 네덜란드의 경기. 경기 분위기가 객관적 전력에서 쿠바의 우세가 예상되었으나 ‘천적’은 달랐다. 네덜란드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서부터 크고 작은 대회에서 쿠바를 여러 차례 꺾은 전력을 갖춘 ‘쿠바 킬러’. 3회말 네덜란드는 앤드루 존스(라쿠텐)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와 커트 스미스(세인트루이스)의 1타점 좌익수 방면 안타로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자 쿠바는 곧바로 4회초 반격에 성공했다. 호세 페르난데스의 1타점 우전 안타로 만회점을 올린 쿠바는 호세 어브레유의 중월 솔로포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곧바로 재차 리드를 잡으며 킬러 본능을 보여줬다.
칼리안 샘스(시애틀)의 볼넷과 랜돌프 오두버(워싱턴)의 타구 때 유격수 야수선택, 오두버의 2루 도루로 사 2,3루 기회를 잡은 네덜란드. 안드렐톤 시몬스(애틀랜타)는 좌익수 방면 뜬공을 때려냈고 샘스가 홈 태그업에 성공하며 3-2로 다시 앞서나갔다. 여기에 조나단 스홉(볼티모어)의 타석에서 오두버가 기습 3루 도루를 감행했고 3루수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베이스커버 조차 들어가지 않는 안일한 플레이로 실책이 속출, 결국 오두버도 홈을 밟았다.
그러나 쿠바는 다시 곧바로 반격했다. 5회초 대타 루이스 리베라의 우전 안타와 알렉세이 벨의 중전 안타 등으로 1사 1,2루를 만든 쿠바. 앞서 실망스러운 수비로 3루 도루와 실점 빌미를 제공했던 구리엘은 중견수 키를 넘는 2타점 2루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7회초 쿠바는 라울 곤살레스의 좌익선상 2루타와 벨의 볼넷 등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으나 구리엘의 번트 실패, 페르난데스의 2루 병살타로 리드를 잡는 데 실패했다.
네덜란드도 7회말 기회를 놓친 가운데 균형은 8회초 쿠바 공격에서 깨졌다. 쿠바는 프레드리히 세페다의 볼넷과 어브레유의 좌전 안타 등으로 1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네덜란드는 승리조 릴리프인 레온 보이드를 투입했으나 야스메니 토마스는 보이드의 공을 공략해 1타점 우전 안타로 만들었다. 뒤를 이은 에리엘 산체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까지 이어지며 쿠바는 6-4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천적은 쉽게 쓰러지지 않았다. 8회말 네덜란드는 2사 1루에서 시몬스의 좌월 투런으로 다시 6-6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9회말 네덜란드는 존스의 3루 땅볼 때 3루수 구리엘의 실책, 스미스의 좌익수 방면 안타로 1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쿠바는 라시엘 이글레시아스를 투입해 위기 타개에 나섰으나 산더 보하르츠의 2루수 키를 넘는 우중간 안타로 네덜란드에게 1사 만루 절호의 기회가 왔다.
뒤를 이은 샘스와 또다시 바뀐 투수 디오스다니 카스티요와의 대결. 샘스의 타구는 크게 뻗으며 중견수를 향해 갔다. 부상으로 운동 능력이 떨어진 3루 주자 존스라도 들어오기는 충분했던 타구. 네덜란드의 4강 진출이 확정된 순간이다.
이날 승리로 3회 출전 만에 첫 WBC 4강 진출에 성공한 네덜란드는 12일 이미 자신들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지은 일본과 4강 대진 결정전을 벌인다. 이 경기를 승리할 경우 네덜란드는 2라운드 1조 1위 자격으로 오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2라운드 2조 2위와 격돌하며 패할 경우 같은 장소에서 2라운드 1조 2위로서 2조 1위 팀과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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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일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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