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탕은 거의 다 그려졌다. 이제 그동안 붙어있었던 물음표를 지워가야 할 시간이다.
LG가 본격적인 마운드 점검에 들어간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11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와 2연전을 앞두고 “12일에는 임찬규가, 13일에는 우규민이 선발 등판한다. 둘 다 60, 70개 정도 던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 코치는 “선발진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인 김효남 한희 임정우 신정락의 점검도 이어간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LG는 불펜진이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하며 마침내 지키는 야구를 펼쳤다. 게다가 스토브리그서 삼성 불펜진의 맏형 역할을 해온 정현욱과 FA 계약을 체결, 불펜을 더 높였다. 선발진 원투펀치는 검증된 벤자민 주키치 레다메스 리즈가 3년째 자리하고 있다. 결국 올 시즌 마운드 성패는 토종 선발진이 쥐고 있는 상황. 12일부터 2013시즌을 좌우할 토종 선발진에 대한 본격적인 테스트가 이뤄지는 것이다.

토종 선발 후보 임찬규는 지금까지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2012시즌 혹독했던 2년차 징크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을 누르고 있었던 모든 짐을 내려놓고 다시 일어나려한다. 지난겨울 프로 데뷔 후 숨기고 있었던 허리 통증을 구단에 밝혔고 재활을 통해 통증에서 벗어났다. 스스로 과제로 삼았던 체중 증가와 웨이트 트레이닝에도 전념하면서 잃어버렸던 구속을 찾는 데 성공했다.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최고 구속 147km를 찍었고 타점을 높이면서 변화구의 각도 예리하게 만들었다. 임찬규 스스로 “작년에 못한 게 큰 약이 됐다. 선발진 합류에 초점을 맞추고 올 시즌 전반기에 내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생각이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우규민도 전지훈련 지각 합류에 대한 반전을 계획 중이다. 지난 시즌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58경기 92⅔이닝을 소화 4승 4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3.30으로 팀의 갈증을 해소했던 우규민은 첫 1군 풀타임 선발투수를 향하고 있다. 연초 체력테스트 탈락으로 사이판이 아닌 진주에서 몸을 만들었지만 더 굵은 땀을 흘리며 체력 및 구위 증가를 이뤘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우규민에 대해 “뭐든 할 수 있다는 정신이 강하다. 그만큼 자신에게도 떳떳하고 고질적인 허리 통증도 호전됐다. 기본적으로 컨트롤이 좋은 투수인데 올해 구위가 더 좋아졌다. 확 무너지지 않는다”고 호평했다. 우규민은 “선발투수는 등판 일정이 정해져 있어 준비할 시간이 많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몸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한다"며 "정규 시즌 개막 전까지 100% 컨디션을 만들겠다”고 말한다.
다섯 번째 선발투수 후보에 올라있는 이들도 호조의 컨디션으로 팀에 새로운 희망이 되려 한다. 지난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은 김효남은 새 팀에서 잡은 기회를 반드시 잡으려 한다. 차 코치는 김효남과 관련해 “공을 낮게 던질 줄 아는 투수다. 타자와 상대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다. 삼성 시절 어깨가 안 좋았다고 했는데 겨울에 착실히 훈련하면서 통증에서 벗어난 상태다”고 평가했다. 한희 임정우 신정락 등 그동안 LG에서 몇 차례 가능성을 보여줬던 이들 역시 2013시즌을 도약의 해로 삼을 생각이다.

지난해 LG는 선발진 붕괴로 인해 10명이 넘는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시즌 초까지는 낯선 신예 투수들이 선전하며 팀 성적도 상위권에 있었다. 그러나 신예 투수들은 결국 경험 부족과 상대의 분석을 극복하지 못했고 선발진 붕괴와 팀 성적 하락이 동시에 찾아왔다.
차 코치는 작년을 돌아보며 “이제는 보직에 따른 멤버가 확실하게 구축되어 있다. 그 때보다 훨씬 나은 상황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9일 삼성과 첫 시범경기에서 실점한 정현욱에 대해서도 “실책성 플레이로 인한 실점이었다. 구위는 정말 좋았다”고 걱정하지 않았다. 끝으로 차 코치는 “12일 봉중근도 등판 예정이다”며 올 시즌 LG 마운드의 본색이 드러나고 있음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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