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대표팀이 WBC 3년 연속 4강 입성에 성공했다. 12일 2라운드 1위 결정전을 치르고 미국으로 건너가 4강전에서 3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덩달아 일본 대표팀을 이끄는 야마모토 고지 감독의 주가도 치솟고 있다. 그의 낙천적인 리더십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야마모토 감독은 향후에도 일본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을 전망이다. 은 프로야구 12개 구단이 WBC 4강 목표를 달성한 야마모토 감독의 수완을 높게 평가해 계약 연장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12일 보도했다. 야마모토 감독의 계약기간은 이번 3월 말까지이다.
야마모토 감독은 작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2013년 3월까지 시한을 스스로 못박았다. WBC에 올인하기 위해서였다. 히로시마 간판타자 출신인 야마모토 감독은 일본야구를 대표하는 지도자는 아니었다. WBC 지휘봉도 유력했던 아키야마 고지 소프트뱅크 감독이 고사하자 어쩔 수 없이 떠맡았다. 야마모토호를 바라보는 일본야구계의 시선은 우려가 섞여 있었다. 더욱이 해외파 선수들이 모두 불참해 최약체라는 평가도 받았다. 그래서 목표도 우승이 아닌 4강이었다.

실제로 1라운드를 돌파했지만 브라질에 고전한데다 쿠바에 패해 위기감이 감돌았다. 2라운드에서 첫 상대 대만에게 8회까지 0-2로 끌려갔다. 그러나 극적인 역전승을 일구면서 상승세를 탔다. 네덜란드를 콜드게임으로 제압하고 4강을 확정지었다. 2라운드에서는 운도 따랐다. 1라운드에서 패배를 안긴 강호 쿠바와 대결이 없었다. 아울러 영원한 숙적 한국이 대만 1라운드에서 탈락해 껄끄러운 상대를 피했다.
그럼에도 야마모토 감독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해외파가 전원 불참한 가운데 순수 국내파 전력으로 4강행을 결정지었다는 점이다. 투타에서 탁월한 선수기용과 유연한 용병술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낙천적인 성격으로 선수들과의 유대관계도 좋다. 미디어 대응과 팬서비스에서도 후한 평점을 받았다. 12개 구단은 WBC 우승에 실패하더라도 계약을 연장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내렸다.
야마모토 감독은 2015년 3월 열릴 예정인 IBAF 주최의 국제대회 '프리미어 12' 대회까지 대표팀을 이끌 전망이다. 이 대회는 IBAF가 제정하는 국제 랭킹 12개 팀을 중심으로 열린다. 일본은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팀을 꾸려 야마모토 감독에게 조련을 맡길 방침이다. 아울러 야마모토 감독은 동일본 대지진의 부흥 지원 활동 일환으로 올해 7월 후쿠시마현 이와키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12개 구단 선발 감독을 맡았다. 4강 달성과 함께 야마모토 감독도 명장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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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