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왕년의 거포 매니 라미레스(41)가 결국 대만프로야구에서 뛴다.
대만연합보 'UDN'을 비롯한 복수의 대만 언론들은 라미레스의 대만 프로야구팀 EDA 라이노스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헀다. 라미레스는 플로리다에서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지난 21일밤 타오위안에 도착했다. 월 2만5000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정식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시절 20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았던 라미레스로서는 상상도 못한 헐값이지만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에 대만행을 결정했다.
라미레스의 대만행은 이미 결정된 일이나 다름없었다. 이미 지난달 말부터 EDA 라이노스와 계약에 합의한 상태. 다만 메이저리그에 미련이 남은 라미레스가 "3월7일까지 미국팀과 계약하지 못하면 대만에서 뛸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지만, 결국 메이저리그에서는 그에게 콜을 하지 않았다. 라미레스는 3개월 단발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후에도 연장 계약이 가능하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라미레스는 한 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였다. 1993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는 2011년까지 19시즌 통산 2302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 2574안타 555홈런 1831타점을 기록했다. 1997~2006년 8시즌 연속 30홈런-100타점 시즌을 보내며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했다.
총 12차례나 올스타에 발탁된 그는 타율·홈런·타점 1위를 한 차례씩 차지했으며 실버슬러거에도 9차례나 뽑혔다. 특히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이 29개로 이 부문 역대 1위이며 2004년에는 보스턴 레드삭스를 무려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MVP까지 거머쥐었다.
그러나 2008년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후 내리막길 걷기 시작했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탬파베이 레이스를 거쳤다. 지난해 오클랜드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그는 2009년 금지약물 복용이 발각되며 5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어 2011년 두 번째 약물 복용으로 출장정지가 100경기로 늘어났다. 지난해 5월 징계가 풀렸지만 기량이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어 메이저리그에서는 더 이상 찾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이름값만 놓고 보면 최고 수준인 라미레스는 WBC 선전으로 기대감이 높아진 대만프로야구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라미레스가 뛸 라이노스는 해체 위기에 놓인 신농 불스 인수한 구단으로 인기몰이가 절실한 팀이다. 대만프로야구는 오는 23일 개막하며 라이노스는 24일 첫 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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