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쿠바 감독, “실책 구리엘, 원망하지 않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12 08: 46

“구리엘이 실책을 저지른 것이 크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 본인도 부담이 컸을 것이다. 비난은 하지 않겠다”.
빅터 메사 쿠바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이 2회 연속 4강 진출 실패의 회한을 이야기하며 결정적 실책을 저지른 율리에스키 구리엘(29)을 오히려 감쌌다.
쿠바는 지난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네덜란드와의 WBC 2라운드 1조 패자부활 최종전에서 칼리안 샘스(시애틀)에게 끝내기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 6-7로 패했다. 이날 패배와 함께 2006년 1회 대회 준우승팀 쿠바는 2009년 2회 대회에 이어 또다시 4강 진출에 실패하며 아마추어 최강팀의 자존심을 구기고 말았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서 쿠바 대표팀 관계자들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평소 환한 표정을 보여주던 메사 감독도 이날만큼은 아까운 패배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표정이 굳어있었다. “샌프란시스코(준결승-결승 개최지)에서 제대로 된 기회를 얻고 싶었는데 아쉽다. 접전 속 두 번의 결정적 기회를 놓친 것이 안타깝다”라는 것이 메사 감독의 경기평이었다.
이어 메사 감독은 “우리를 꺾고 4강에 올라간 네덜란드와 3회 연속 4강에 진출한 일본이 우리를 대신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올려줬으면 한다”라며 1라운드에서 진출권을 따낸 네덜란드, 일본의 선전을 바랐다. 이날 쿠바의 패배에는 2번 타자 3루수로 나섰던 구리엘의 실책도 크게 작용했다. 구리엘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된 결정적 병살타로도 한국 팬들에게 알려졌다.
또한 11일 네덜란드전에서 구리엘은 9회말 앤드루 존스(라쿠텐)의 땅볼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며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그리고 결국 존스가 샘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으며 구리엘은 패전 투수인 얀더 게바라에게 비자책 패전을 안겼다. 4회 랜돌프 오두버(워싱턴)의 3루 도루 때도 주자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해 베이스커버조차 들어가지 못했고 결국 오두버의 득점까지 이어졌다. 포수의 송구 실책으로 기록되었으나 구리엘의 책임도 컸다.
“구리엘의 수비 실수는 안타까웠다. 그렇다고 패배의 빌미를 구리엘에게 모두 넘기거나 비난하지 않겠다. 구리엘도 그 실수로 인해서 부담이 컸을 것이다. 수비 부담이 있던 만큼 공격으로 만회해야 했고 또 공격 면에서 3안타 2타점을 올리며 자신도 팀을 위해 만회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뛰어준 구리엘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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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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