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이 러브라인에 치중하며 이야기 전개에 의문을 품게 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광고천재 이태백’에서는 자이언츠가 따낸 영원가구 안대표(심형탁 분)의 광고의뢰가 BK애드에 가게 되는 상황이 그려졌다.
이에 자이언츠가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위기가 닥치자 이태백(진구 분)은 애디강(조현재 분)을 찾아가 PT 경쟁을 제안했고, 애디강은 남다른 창의력을 앞세워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자이언츠의 받아들일 이유가 없는 부탁을 가볍게 무시했다.

하지만 애디강은 이후 백지윤(박하선 분)의 마음을 얻기 위해 PT 대결을 손쉽게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는 업계 1위 애디강의 자신감이 반영된 부분일 수 있지만, 러브라인을 이끌어가기 위해 광고라는 소재를 억지로 녹여낸 설정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했다.
애디강은 단순한 광고가 아닌 세계적인 미술가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혁신을 이루어내면서 판을 뒤바꿔버리는 모습으로 클래스가 다른 광고인의 면모를 과시, 지윤의 시선을 잡고 태백의 눈을 틔웠지만 그 과정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했다.
또 방송 말미에는 영원가구의 광고의뢰가 사실은 자이언츠를 압박하려는 백회장(장용 분)의 술수였던 것이 드러나고, 지윤이 백회장의 딸인 사실을 알게 된 마진가(고창석 분)가 지윤을 회사에서 내보내려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재벌가 딸과 평범한 남자 이태백의 러브라인에 고난과 역경이라는 공식이 예상대로 대입됐다.
‘광고천재 이태백’은 그 동안 전문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광고회사를 배경으로 그 이면과 광고인들의 꿈과 사랑을 생생하게 다룰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후반으로 달리고 있는 ‘광고천재 이태백’에는 광고판 선수들의 삶을 생생히 그리는 전문직 드라마를 보여주겠다는 기획의도와는 달리 광고회사에서 벌어지는 러브라인만이 부각되며 광고는 그저 소재로 밀려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진구, 조현재, 한채영, 박하선, 고창석 등 오랜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배우들이 명품 연기를 펼치고 있음에도 고루한 이야기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광고천재 이태백’이 이대로 시청자의 시선에서 밀려나며 쓸쓸한 종영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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