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원의 유구다언] KBL, 이제부터 시작이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3.12 13: 27

뼈를 깎는 고통을 이겨낼 것이라 말했다. 진짜 뼈를 깎아도 모자랄 판이다.
한선교 KBL 총재는 12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강동희(47) 감독에 대해 농구계를 대신해 사죄했다. 이미 한 차례 사과 인사를 전했던 한 총재는 또다시 고개를 숙이며 "불관용의 원칙에 따라 엄정히 집행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이미 지난해 승부조작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했기 때문이다. 또 이사회와 사무국장단 회의를 통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역시 결과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다.

기자회견 막판 인상적인 질문이 나왔다. 농구계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안일함이 이번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마당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보다는 사과의 인사를 먼저 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의미였다.
물론 한선교 총재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선수협의회 구성 등 분명한 자구 노력을 펼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승부조작에 대해서 해결책에 대해서는 일단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견을 견지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강 감독의 혐의가 완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야기다.
그러나 축구와 야구 그리고 배구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혐의를 극구 부인하다가 갑작스럽게 밝혀진 경우가 많았다. 혈서를 쓰고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을 걸고 맹세한 가운데서도 승부조작은 일어났다. 또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밝혀진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강동희 감독 뿐만 아니라 농구계에 얽힌 문제들에 대해서 정확히 판단을 하고 강도 높은 재조사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KBL은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강동희 감독의 혐의가 완전히 밝혀졌다는 말이 아니다. 그동안 선수를 통한 승부조작은 있었지만 감독이 연류된 경우가 없었기 때문에 KBL은 다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가 승부조작의 수렁에 빠졌을 때 각 구단은 선수단에 대해 강력한 조사를 실시했고 자진신고를 이끌어냈다.
또 스포츠 토토 발행을 중지시킴으로서 금전적 손해까지 보면서도 승부조작 파문을 발본색원 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KBL을 비롯한 농구계는 여전히 강동희 감독의 문제에 대해서는 추이를 지켜보고 선수들에게는 사법권이 없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선수들에게 강력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 자칫 추후 또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정확하게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한 총재가 언급한 불관용의 원칙도 더 엄중하게 지켜질 수 있다.
10bird@osen.co.kr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