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스크린, 남자 캐스팅으로 통했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3.12 16: 58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는 배우들, 흥행몰이 톡톡'
2013년 1~3월 스크린은 '캐스팅'으로 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1월 1일부터 3월 11일까지의 박스오피스를 살펴보면 '7번방의 선물'이 1위(1월 23일 개봉, 1221만여명)를 기록 중이고 뒤를 이어 '베를린'(1월 30일 개봉, 710만여명)이 2위, '박수건달'(389만여명)이 3위를 차지했다. 현재 '신세계'가 344만여명으로 4위에 랭크돼 있다.

이 흥행작 네 편의 특징은 스크린에 특화된 배우들, 즉 연기파 배우들로 불리는 연기자들의 주연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돌풍을 일으키는 한국영화의 저력에는 이런 '배우보는 맛'이 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영화 여덟 번째로 천만 클럽에 가입한 영화 '7번방의 선물'은 캐릭터 영화라고 할 만하다. 스토리의 차별성 대신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가 관객들의 공감을 샀다. 류승룡은 극 중 배우가 생애 한 번 정도 밖에 할 수 없다는 지능낮은 아이어른 캐릭터를 열연하며 관객들을 웃고 울렸다. 이에 더해 요즘 한국영화 캐스팅의 단단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명품 조연군단(김정태, 정만식, 오달수, 박원상 등)의 합세가 류승룡을 단단히 받춰줬다.
액션영화 '베를린'은 '충무로 대세'라고 불리는 하정우를 비롯해 류승범, 한석규의 삼각형 구도로 큰 흥미를 자아냈다. 여기에 '도둑들'로 화려한 재기를 한 전지현까지 합세했다. 이런 캐스팅은 블록버스터 속 멀티캐스팅과는 또 다르게 개성과 스타일이 다른 배우들간의 '케미'를 부각시켰다. 또 하정우의 '본' 시리즈와 비견될 만한 액션배우 변신이 돋보였다.
예상보다 더 큰 흥행으로 불린 코미디물 '박수건달'은 박신양을 위한, 박신양에 의한 영화였다고 할 수 있다. 자칫 오버스러울 수 있는 스토리 전개와 상황들이 박신양의 '스크린을 날라다니는' 열연으로 공감과 호감을 샀다는 반응이다. 박수무당과 건달이라는 이중 생활을 왁자지껄 유쾌하게 표현하면서도 무게감을 잃지 않았다. 
현재 상영 중인 느와르물 '신세계'는 '베를린'보다 단단하게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라는 세 남자배우가 정삼각형 구도를 이룬 영화다.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이 이들은 느와르 장르 최고의 카드였다고 말 한 것처럼 세 남자의 선 굵은 연기와 그들 사이의 화학 작용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다. 캐스팅에서 어느 한 부분 삐걱거렸다면 배우들간의 균형이 어려웠을 작품이다.
이처럼 남자배우들의 적재적소 캐스팅이 돋보이는 극장가였지만, 이에 반해 여배우의 비중은 현저히 작았고 여자가 주인공으로 앞에 나선 영화가 거의 없었다는 것은 지적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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