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버라이어티 전성시대는 다시 올까?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3.12 17: 33

리얼 버라이어티는 방송가의 대세 예능의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최근 KBS 2TV ‘남자의 자격’이 방송 4년 만에 전격 폐지되고, ‘1박2일’까지 연출진 및 출연자를 교체하며 대수술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리얼 버라이어티의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해피선데이’라는 지붕 아래 주말 예능 1위 자리를 고수했던 대세 예능이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개편 소식이 안기는 충격은 크다.
리얼 버라이어티 바람은 MBC ‘무한도전’을 필두로 지난 2006년부터 방송가에 불었다. 이후 ‘1박2일’, SBS ‘패밀리가 떴다’가 연년생으로 출생한 데 이어, 방송가에는 한동안 예닐곱 명의 멤버들을 모아놓고 캐릭터를 정해 움직이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사라지곤 했다.

하지만 최근 리얼 버라이어티가 주춤한 사이 다큐 버라이어티가 급부상하며 방송가의 핫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형국. SBS ‘정글의 법칙’의 큰 인기를 시작으로,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 온 세 사람의 공감 여행기를 담은 같은 ‘땡큐’, 오랜 친구들의 국토대장정기를 담은 ‘행진’, 결혼적령기를 넘긴 남자들이 혼자 사는 모습을 담은 MBC ‘나 혼자 산다’, 현대 문명의 혜택과는 구분된 삶을 지향하는 KBS 2TV ‘인간의 조건’ 등 의도된 연출 보다는 관찰에 방점을 찍는 프로그램들이 각광받고 있다. 이들은 파일럿으로 방송됐다가 시청자로부터 ‘힐링예능’이라는 호평을 얻은 뒤 정규편성을 따내며 다큐 버라이어티 대세론을 입증하는 중이다. 
그렇다고 리얼 버라이어티가 하향길을 걷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MBC ‘무한도전’과 SBS ‘런닝맨’은 여전히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키며 톱클래스 예능으로 인정받고 있고, 마니아층의 열렬한 지지와 함께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두 프로그램은 다큐 버라이어티의 공세 속에도 자기 영역을 지키며 여전히 값어치를 인정받고 있다. 결국 문제는 대세 예능 포맷과는 별개로 프로그램 내부적으로 도태되지 않을 경쟁력을 갖췄는지의 여부다.
이러한 가운데 눈길을 끄는 건 MBC ‘아빠! 어디가?’의 약진이다. ‘아빠! 어디가?’는 현재 동시간대 방송되는 ‘남자의 자격’과 SBS ‘K팝스타2’를 따돌리고 시청률 1위 기록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때 묻지 않은 아이들과 자녀와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연예인 아빠들의 모습이 흐뭇하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질적으로도 호평 받고 있다. ‘아빠! 어디가’는 제작진이 제시한 설정 안에서 움직이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지만, 의도된 연출이 쉽지 않은 아이라는 출연자의 특성을 살려 개입을 최대한 줄이고 눈높이 연출을 택한 것이 맞아 떨어져 대박을 터뜨린 경우로 볼 수 있다.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라도 프로그램 특성과 출연진의 개성을 어떻게 살리느냐의 여부에 따라 진부함이 신선함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제 남은 건 새롭게 출항을 앞두고 있는 새 리얼 버라이어티의 성공 여부다. 현재 KBS와 SBS는 방송인 강호동을 필두로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론칭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예닐곱 명의 멤버들을 갖추고 강호동의 전성기를 만들었던 ‘1박2일’ 콘셉트의 야외 버라이어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새 예능은 ‘남자의 자격’의 길을 걸을 것인가, 아니면 ‘아빠! 어디가?’처럼 환대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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