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이 보이자 집요하게 달려들어 전세를 완전히 뒤집었다. 그 가운데 주장이자 4번 타자는 1이닝 2홈런으로 대회 역사를 새로 쓰며 기염을 토했다. 일본이 네덜란드를 또다시 꺾고 2라운드 1조 1위로 4강전 상대를 기다리게 되었다.
일본은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제3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라운드 1조 최종전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2회에만 두 개의 홈런으로 4타점을 올린 주장 아베 신노스케(요미우리)를 앞세워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10-6으로 승리했다. 이미 3회 연속 4강 진출을 확정지은 일본은 이날 승리로 2라운드 1조 1위가 되며 2라운드 2조 2위와 4강전을 통해 결승 진출 티켓을 노리게 된다.
반면 사상 첫 4강 진출의 기쁨을 안았던 네덜란드는 이날 경기에서 비록 막판 선전했으나 10일 4-16 7회 콜드게임 대패에 이어 또다시 패하며 큰 대회에서의 노련미 면에서는 아직 보완점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네덜란드는 2라운드 1조 2위로 2조 1위와 결승행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선취점은 네덜란드 선두타자 안드렐톤 시몬스(애틀랜타)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시몬스는 상대 선발인 좌완 오토나리 겐지(소프트뱅크)의 2구 째 몰린 직구를 그대로 당겼다. 이는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두타자 선제 솔로포로 이어졌다.
일본의 반격포는 2회말 터졌다. 그것도 아주 크게. 4번 타자로 나선 아베 신노스케는 상대 선발 데이빗 버그만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며 체크스윙을 하는 등 괴롭히다 몰린 9구 째 직구를 그대로 당겨쳤다. 이는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가 되었다. 홈런을 맞은 버그만은 이토이 요시오(오릭스)를 볼넷, 나카타 쇼(니혼햄)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게다가 가쿠나카 가즈야(지바 롯데)는 번트 안타로 만루를 만들었다. 이틀 전 네덜란드를 상대로 쐐기 투런을 작렬했던 마쓰다 노부히로(소프트뱅크)는 중견수 앞에 적절한 1타점 안타로 2-1 역전을 이끌었다. 분위기를 탄 일본은 조노 히사요시(요미우리)의 좌익수 방면 싹쓸이 2루타로 5-1, 단숨에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바타 히로카즈(주니치)의 볼넷 등으로 2사 1,3루가 된 순간, 타자일순으로 2회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아베는 두 번째 투수 조나단 이세니아의 공을 그대로 우측 담장으로 날려보냈다. 이는 WBC 사상 첫 한 타자 1이닝 2홈런 기록이었다. 덕분에 일본은 8-1을 만들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일본은 투수진에서 사와무라 히로카즈(요미우리)-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이마무라 타케루(히로시마)-모리후쿠 마사히코(소프트뱅크)-야마구치 데쓰야(요미우리)-와쿠이 히데아키-마키타 가즈히사(이상 세이부) 등을 연이어 올렸다. 야수진에서도 그동안 출장 기회가 적었던 마쓰이 가즈오(라쿠텐), 혼다 유이치(소프트뱅크) 등을 두루 시험하며 4강전을 앞두고 여유 있게 선수들의 컨디션 확인 및 페이스 조절에 집중했다. 그사이 네덜란드의 추격전은 후반에야 뒤늦게 시작되었다.
7회초 네덜란드는 젠더 보헤르츠(보스턴)의 2루 내야안타와 로 1점을 만회한 뒤 랜돌프 오두버(워싱턴)의 희생플라이로 3-8을 만든 뒤 8회초 커트 스미스(애리조나)의 땅볼, 칼리안 샘스(시애틀)의 1타점 중전 안타에 이어 도미니카 출신 퀸틴 데 쿠바의 1타점 우전 안타로 6-8까지 따라붙었다. 일본이 수수방관하며 안심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와쿠이가 오두버를 헛스윙 삼진처리했고 8회말 조노의 2타점 좌전 안타로 10-6이 되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날 일본의 4번 지명 타자로 나선 아베는 2회에만 2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WBC 사상 첫 ‘1이닝 2홈런’으로 대회 새 역사를 썼다. 1번 타자 중견수로 나선 조노도 2안타 5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반면 네덜란드는 1회초 선두타자 시몬스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뒤 후반 거센 추격에 나섰으나 결국 투수진의 초반 난조를 극복하지 못한 채 패하고 말았다.
farinelli@osen.co.kr
도쿄돔(일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