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하늘에 계신 할머니위해 성공 다짐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3.13 06: 44

삼성 라이온즈 포수 이지영(27)은 일본 오키나와 캠프 도중 뜻하지 않은 비보 속에 슬픔에 잠겼다. 어릴 적 자신을 키워 주셨던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
12일 두산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기자와 만난 이지영은 "암 말기 환자인 할아버지를 돌보시느라 고생하셨는데 뇌출혈로 돌아가셨다"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릴 적에 할머니께서 날 키워 주셨다. 소식을 접한 뒤 많이 울었는데 막상 빈소에 가니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 이지영의 두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지난해 54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리(135타수 41안타) 13타점 10득점으로 성공 가능성을 엿보인 이지영은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지영을 키플레이어로 점찍으며 "지난해 진갑용과 이지영의 출장 비율이 7대3이었다면 올해 이지영이 7할, 진갑용이 3할을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지영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내가 잘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기뻐하셨다"며 "비록 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지만 어디선가 보고 계실 것이라 믿는다. 할머니가 기뻐하실 모습을 상상하며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지영은 전훈 캠프 때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포수는 수비가 뒷받침돼야 더 많은 출장 기회가 늘어나고 투수들의 신뢰가 더욱 커지는 만큼 수비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보다 송구의 정확성도 더욱 향상됐다는 게 구단 측의 평가다.
이지영은 "전훈 캠프에서 단점을 보완하는데 주력했다. 최고의 시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할머니께 손자의 활약을 보여드려야 한다. 하늘에서 기뻐하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상상하며 이 악물고 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편해가세요. 할머니 정말 죄송하고 사랑합니다. 하늘에서도 항상 웃게 해드릴게요. 사랑해요. 할머니'. 이지영의 모바일 메신저 문구다. 올 시즌 그가 그라운드 위에서 온 힘을 다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다. 할머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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