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보 후퇴' 허경민, 2보 전진을 꿈꾼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3.13 10: 30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23)은 김상수(삼성), 안치홍(KIA), 오지환(LG)과 입단 동기다. 이들은 2008년 캐나다 애드먼턴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허경민은 2009년 두산의 2차 1순위로 입단했으나 데뷔 첫해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듬해 곧바로 경찰청에 입대한 그는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마쳤다. 그 사이 김상수, 안치홍, 오지환은 소속 구단의 주전 내야수로서 자신의 입지를 굳혔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두산에 복귀한 그는 9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6리(154타수 41안타) 14타점 28득점 9두로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허경민은 일본 미야자키 전훈 캠프를 통해 몰라보게 성장했다. 선수단 투표와 코칭스태프, 프런트 투표 결과 김상현(투수)과 함께 미야자키 캠프 투타 MVP에 뽑혔다.

캠프 내내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공격과 수비 모두 한층 나아졌다"는 게 두산 코치들의 한결같은 목소리. 자신감이 결여됐던 지난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20대 젊은 선수답게 패기가 넘친다.
이 모든게 하루 아침에 이뤄진 건 아니다. 지난해 데뷔 첫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발탁돼 가을 무대를 경험하면서 많은 걸 배웠고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격려해준 코칭스태프의 역할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12일 삼성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허경민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허경민이 전훈 캠프를 통해 확실히 좋아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전훈 캠프, 시범 경기, 정규 시즌의 부담감은 다르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 "정규 시즌의 부담을 잘 극복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1군 무대에서는 경기에 뛰지 않아도 체력 소모가 심하다. 아직 페이스 조절하는 게 익숙치 않은데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감독의 마음이 전해진 것일까. 6회 김동주 대신 대주자로 투입된 허경민은 2-1로 앞선 9회 1사 3루 상황에서 승리에 쐐기를 박는 우익수 희생 플라이를 기록했다. 장차 두산 내야진을 책임질 허경민은 올 시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며 동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기세다. 더 이상의 후퇴는 없다.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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