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26)이 2013시즌 LG 마운드의 키가 되고 있다.
신정락은 1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 시범경기에 등판 4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역시 결과만이 아닌 과정이었다. 이날 신정락은 8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34개의 공을 던졌고 사사구 없이 최고 구속 144km를 찍었다. 통산 첫 1군 풀타임 출장의 희망을 한국에서도 이어간 것이다.
2010년 전면 드래프트 시행 첫 해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문한 후 구위와 반비례하는 제구력과 부상으로 고전해왔다. 때문에 지난해 컨트롤을 잡고 부상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팔을 내렸다. 애초에 군 입대를 결심,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시행한 투구폼 수정이었는데 의외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 2군 투수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퓨처스리그 선발 등판에 임했는데 원하는 대로 투구가 되면서 새로운 길이 열렸다.

신정락은 지난해를 회상하며 “바꾼 투구폼으로 처음 실전에 임했는데 생각보다 공이 잘 가더라. 컨트롤이 되니까 이대로라면 타자와 승부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겨울 마무리캠프와 전지훈련에서 승승장구했고 시범경기 첫 등판도 가뿐하게 치렀다. 특히 스스로 욕심을 버렸다고 밝혔던 구속도 144km까지 올라왔다. 자신의 투구 분석표를 보고는 “144km는 팔 내리고 나서 최고 구속이다. 오키나와서 좋았다가 최근 좀 컨디션이 내려왔는데 다시 좋아지고 있어서 다행이다”고 웃었다.
아직 신정락의 올 시즌 보직이 정해지지는 않은 상태지만 현재로선 선발투수, 혹은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확률이 높다. 비록 1군 선발 등판 경험은 없어도 지난해 퓨처스리그서 선발투수로 뛰어봤고 구위와 컨트롤이 모두 향상되면서 유력한 5선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투구 패턴도 이전처럼 타자를 몰아붙이는 데에만 중점을 두는 게 아닌 각도 큰 커브를 활용하면서 완급조절이 가능하다.
LG 노석기 전력분석팀장은 “신정락의 커브가 상당히 좋다. 어느 타자든 한두 번만 봐서는 공략할 수 없을 정도로 각도가 크며 제구도 된다. 적어도 상대 타선이 한 바퀴를 돌 때까지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신정락 또한 “사실 이전에 던지던 슬라이더와 같은 그립으로 던지는데 팔을 내리고 스윙을 좀 느리게 하다 보니 커브가 됐다. 일단 지금은 자유롭게 존에 넣고 뺄 수 있는 수준이다. 아무래도 변화구의 제구가 되니 타자 상대하기가 편하다”고 하는 한편, 선발 등판과 관련해서도 “2군에서는 선발 등판을 많이 했는데 1군에서는 아직 없다. 하지만 2군에서 많이 던져봤기 때문에 선발로 가도 걱정은 없다. 시범경기 남은 기간 동안 이 투구 밸런스와 제구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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