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오, 中 기자 도발에 명쾌한 답변으로 '반격'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3.13 08: 23

"작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울산 현대였다. 우리는 지난 주말 울산을 물리쳤다. 물론 친선경기가 아니었다".
전북 현대는 지난 12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3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2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홈경기서 선제골을 넣었지만, 끝까지 지켜내지 못하고 1-1로 비겼다. 두 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한 전북은 조 3위, 광저우는 1승 1무로 조 1위를 유지했다.
당초 광저우를 물리치고 조 선두로 올라가려던 전북으로서는 아쉬운 무승부였다. 하지만 파비오 대행은 "두 팀 다 좋은 경기를 했다. 전북이 이길 수도 있었고, 광저우가 이길 수도 있었던 만큼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실망한 내색을 하지 않았다.

분명 패하지 않았음에도 중국 취재진들은 지난해 당한 1-5 패배의 기억을 꺼내며 승리한 것 마냥 행동했다. 한 중국 기자는 광저우에 대한 평가를 물으면서 당시의 이야기를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비오 대행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작년에 홈에서 지긴 했다. 하지만 원정경기서 3-1로 되갚아줬다"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중국 취재진의 도발은 끊이질 않았다. 심지어 한 기자는 "지난해에도 광저우는 전북과 같은 조였다. 당시 전북은 광저우에게 크게 져서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그리고 올해도 전북은 광저우에 승리를 거두지 못해 승점 2점 차로 지고 있다. 광저우가 강한 것인가? 전북이 약한 것인가? 또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인가?"라며 광저우의 우월감을 은연 중에 표시했다.
하지만 그 기자는 말이 끊나자 무섭게 자신의 질문을 후회했다. 파비오 대행이 일목요연하게 중국 기자의 논리를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파비오 대행은 "홈에서 1-5로 졌지만 원정에서 3-1로 우리가 이겼다. 물론 우리는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그런데 광저우는 어디까지 올라갔나? 알 이티하드에 져서 8강에서 탈락하지 않았던가? 챔피언 외의 팀은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똑같다"며 "전북은 2006년에 챔피언스리그서 우승을 했고, 2011년에는 준우승을 했다. 광저우는 해본 것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해 중국 기자가 할 말이 없게 만들었다.
파비오의 반격은 계속됐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은 울산이다. 울산이 챔피언스리그서 가장 강한팀이었고 챔피언이었다. 하지만 지난 주말에 우리는 울산을 이겼다. 물론 친선경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즉 광저우를 제치고 우승을 한 울산을 전북이 이겼으니 광저우보다 강한 것이 아니냐고 되물은 셈이다.
중국 기자로서는 파비오 대행의 답변에 계속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결국 그 기자는 "전북이 약하다고 말한 건 아니었다"며 꼬리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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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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