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에 드록바와 웨슬리 스네이더의 효과일까. 터키 명문 갈라타사라이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며 예고된 돌풍에 정점을 찍었다.
갈라타사라이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독일 겔젠키르헨 벨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2013시즌 UCL 16강 2차전서 우무트 불루트의 결승골에 힘입어 샬케를 3-2로 물리쳤다. 지난달 안방에서 열린 1차전서 1-1로 비겼던 갈라타사라이는 최종 합계 4-3으로 8강행 티켓을 따냈다.
갈라타사라이는지난 1999-2000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후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좀체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독일의 명문이자 최근 몇 년간 유럽에서 주가를 떨치던 샬케를 제압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돌풍이었다. 선수단 면면을 둘러보아도 유럽 정상팀에 결코 뒤지지 않는 스쿼드다. 터키 대표팀 주축들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이탈리아 세리에 A에서 잔뼈가 굵은 얼굴들도 여럿 보인다. 여기에 '드록신' 드록바와 스네이더를 데려오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돌풍의 핵심은 터키 A대표팀과 갈라타사라이의 근간을 이루는 기둥들의 존재다. UCL 득점 공동 선두(8골)를 달리고 있는 부락 일마즈와 바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뛰었던 하밋 알틴톱, 중원 사령관 셀쿠츠 이난, '캡틴' 사브리 사리오글루, 이날 결승골을 집어넣은 불루트까지 터키의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는 얼굴들이 모두 모였다.
빅리그에서 활약했던 이들도 적잖이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벤투스에서 활약했던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펠레페 멜루는 제2의 전성기를 보이고 있고, 리버풀에서 활약했던 '무적함대' 스페인 대표 출신 리에라와 아스날에서 뛰었던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 엠마뉘엘 에보우에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전력에 정점을 찍은 이들은 드록바와 스네이더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며 갈라타사라이에 입성, 금세 클래스를 입증하며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둘 모두 16강 2경기서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정신적 지주와 같은 역할을 했고, 미치는 영향력도 지대했다.
여기에 투르크 전사들을 유로 2008 4강으로 이끌었던 파티흐 테림 감독의 지도력까지 더해지며 금상첨화를 이뤘다. FC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 도르트문트, 파리 생제르맹, 뮌헨-아스날전 승자, 말라가-포르투전 승자와 준결승 진출 티켓을 다투는 갈라타사라이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