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성주의 활약이 눈부시다. 그는 지난해 친정 MBC를 떠난 지 5년 만에 런던 올림픽 중계방송의 캐스터를 꿰차더니 올해에는 MBC 예능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아나운서 프리 선언 후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김성주가 지는 해였던 MBC 예능을 소생시켰다는 사실은 가히 놀라운 일이다.
지난 2000년 MBC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스포츠캐스터 활동을 시작한 김성주는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다 2007년 돌연 프리선언을 하고 아나운서 생활을 끝마쳤다. 당시 그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남자 아나운서의 입지가 좁아지는 현실을 느꼈고 자유로운 환경을 원했다”며 프리 선언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김성주는 프리 선언 후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췄다. 프리를 선언한 아나운서를 출연시키지 않는 방송국 내부 규정과 아나운서가 아닌 예능인으로 김성주를 원하는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성주는 이러한 현실에도 좌절하지 않고 심기일전했다. 비록 친정인 MBC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케이블채널을 중심으로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넓혀 나갔다. 김성주의 부활이 시작된 것도 케이블채널을 통해서였다. 그는 엠넷 ‘슈퍼스타K'의 진행을 맡으며 생방송임에도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고 돌발 상황에 능숙하게 대응하는 등의 활약으로 시청자의 눈에 들었다.
그러자 김성주는 지난해 런던올림픽 중계방송을 맡으며 드디어 친정 MBC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의 주 특기였던 스포츠 중계를 통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진행을 선보였다.
김성주의 기세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현재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이다. 가장 치열하다는 일요일 저녁시간대의 예능에, 그것도 최근 아이들 예능의 돌풍을 몰고 온 주역인 ‘아빠 어디가’의 메인 멤버로 등장하고 있다.
처음 보통의 아빠와 아이처럼 어색했던 아들 민국 군과 김성주는 서서히 가까워지며 평범한 한국 아빠와 아이의 모습을 그리겠다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에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김성주는 망가지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예능 초보들로 구성된 ‘아빠-어디가’ 멤버들 중 유일한 예능 선수로서 힘든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자기희생을 통해 스스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아빠 어디가'에서 김성주-민국 부자는 시쳇말로 '포텐 터지는' 예능감을 선보였다.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아빠와 아이는 날 것 그대로이면서 시청자의 순수한 웃음을 유도하는 상황들과 멘트로 방송 후 많은 호평을 받기도 했다.
MBC를 떠나 많은 일들을 겪었던 김성주가 다시금 본래 자리로 돌아와 MBC를 살리고 있다는 것은 김성주에게도, MBC에게도 놀랍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능의 대세로 떠오른 '아빠 어디가'에서 김성주가 보여줄 또 다른 활약이 기대를 모은다.
mewolo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