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확률 드래프트 채택' KBL, 로또의 시대 도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3.13 14: 52

로또의 시대가 도래했다.
KBL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 센터에서 제18기 제7차 이사회를 개최해 경기력 향상과 승부조작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KBL 이사회는 구단의 정규리그 순위 조절을 미연에 방지하지 하여 프로농구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선보이기 위해 드래프트 제도를 보완했다. KBL은 2014년부터 챔피언결정전 우승, 준우승팀을 제외한 나머지 8개팀에 대해 동일확률을 부여하기로 했다.

현행 드래프트 제도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4개 팀이 1순위 지명권을 얻을 확률은 각각 23.5%다. 3~6위 팀에게는 1.5%씩 돌아간다. 올 시즌 중하위권 팀들의 져주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드래프트 제도에 대한 문제점이 부각됐다.
특히 올해 10월 드래프트에서 대어급 유망주들이 쏟아져 나오는 이상 구단들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됐다. 따라서 최근 일부 구단이 가장 높은 확률인 23.5%를 확보하기 위해 일부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않으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는 드래프트제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드래프트 제도라는 것은 프로팀에 입단할 신인선수들을 한데 묶어놓고 각 팀의 대표가 선발회의를 구성, 일괄적으로 교섭하는 신인선수 공개선발제도를 말한다. 유망 신인에 대한 치열한 쟁탈전이 문제점으로 드러나면서 이를 방지하고자 만든 방법이다.
더 쉽게 풀이한다면 드래프트제는 전력의 평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금전적인 문제를 비롯해 여러가지를 해결하면서 뛰어난 신인들이 고르게 각 팀에 배정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그런데 KBL은 사실상 이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챔피언과 준우승팀을 제외하고 모두 동일확률로 지명권을 배부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취지는 좋다. 1순위를 따낼 수 있는 높은 확률을 얻기 위해 전 시즌 고의패배 등의 문제가 발생되지 않을 수 있다.
또 KBL도 FA 제도를 개선하면서 문제점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다. 이사회는 FA 제도에도 메스질을 가했다. 먼저 구단과 선수는 샐러리캡의 30%를 초과하는 연봉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규정을 폐지했다. FA 계약 상한선이 사라지는 것이다.
보상선수 제도가 파격적으로 수정되면서 각 팀이 FA 선수를 영입할 때 느끼는 부담감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그리고 그동안 가장 문제로 지적됐던 강제 이적 조항도 삭제했다.  FA 선수가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구단 가운데 최대 연봉을 제시하는 구단으로 무조건 이적해야 했다. FA임에도 불구하고 선수가 팀을 선택할 자유가 없었다. 앞으로는 복수 팀이 영입의향을 나타낼 경우 선수가 직접 이적하고픈 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FA제도를 통해 드래프트 제도의 헛점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는 어쨌든 기본적인 제도를 뒤엎는 행동이다.
결국 KBL의 결정은 말 그대로 로또로 선수를 선발하는 것과 같다. 운이 좋으면 좋은 선수를 선발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말 그대로 KBL은 로또의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 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높은 순번에서 구슬을 잘 뽑는 방법이 KBL 신인 선수 보강의 주요한 방법으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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