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번 김연아-33번 아사다, 뒤바뀐 두 사람의 '순서' 오랜만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3.14 07: 00

실로 오랜만이다. 오랜만에 김연아(23)의 뒤에서 연기를 펼치게 된 아사다 마오(23, 일본)는 조용했다.
13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연기순서 추첨에서 아사다는 전체 출전 선수 35명 가운데 톱랭커 12명에게 배정된 우선 추첨에서 33번을 뽑았다. 추첨 결과에 따라 아사다는 마지막 조인 6조 4번째로 연기를 펼치게 됐다.
지난 시즌을 건너뛴 탓에 김연아는 그보다 앞선 순서를 받게 됐다. 14번을 뽑은 김연아의 순서는 3조 3번째. 시니어 데뷔 이후 항상 톱랭커의 자리를 고수하던 김연아인만큼, 이렇게 앞번호를 뽑은 것은 처음이다. 또한, 아사다보다 먼저 연기를 펼치게 되는 것 역시 무척 오랜만이다.

조추첨 전 대화를 나눈 한 일본 취재기자는 아사다가 몇 번을 뽑았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어찌됐든 순서 상으로 김연아보다 뒤가 될 것"이라며 지난 밴쿠버와 모스크바의 상황이 되풀이되지 않은 점에 대해 안도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동안의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도 아사다는 항상 김연아보다 먼저 연기를 펼쳤다. 밴쿠버에서 아사다는 22번, 김연아는 23번을 뽑아 나란히 연기를 펼쳤고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 때도 아사다가 29번, 김연아가 30번으로 김연아의 바로 직전에서 연기하는 얄궂은 운명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김연아의 공백기가 아사다와 김연아의 사이를 떨어뜨려놨다. 둘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면 좋은 일이었다. 김연아는 아사다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으면서도 주변에서 라이벌 관계에 집중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아사다 역시 김연아보다 먼저 연기한다는 점에서 큰 부담감을 느끼며 연달아 실패를 겪었다.
김연아 본인은 "적당한 것 같다. 1조를 피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순서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예전부터 김연아는 앞쪽 순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정빙을 한 지 얼마 안돼 링크 상태가 깨끗하고, 컨디션 조절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부터 나와 연습을 하고 경기에 나서야하는 1조는 부담스럽지만, 3조 3번째 정도면 무난한 순서라는 것. 오랜만의 대회라 긴장하고 있다는 말과는 달리 여유가 물씬 느껴지는 답변이었다.
한편 아사다는 조추첨 후 별도의 인터뷰 없이 회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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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캐나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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