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제자' 고원준에 대한 김시진 평가, "안정 찾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14 07: 15

지난해 김시진(55)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사령탑에 오르면서 재회하게 된 선수들이 있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보금자리를 옮긴 선수들이 몇몇 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고원준(23)은 김 감독의 애제자라고 할 만하다. 프로 2년차였던 2010년 혜성같이 나타나 강속구를 뿌리던 고원준은 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에 변화구 습득능력이 뛰어났던 고원준은 정민태 투수코치로부터 슬로우 커브를 직접 전수받아 장착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원준은 2010년이 끝나고 롯데로 트레이드됐고 그렇게 김 감독과의 인연이 끝나나 싶었다. 하지만 김 김독이 롯데의 15대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같은 팀에서 재회하게 됐다.

지난 겨울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지만 고원준은 올 시즌 재도약을 위해 땀흘리고 있다. 최대한 입을 여는 건 자제하는 대신 마운드에서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정 코치는 그런 고원준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같은 곳에 숙소를 얻고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원준의 팀 내 위치는 선발투수 후보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선발진 구상을 밝힐 때 고원준의 이름을 빼놓지 않는다. 김 감독은 "송승준과 유먼 정도가 선발 확정이고 김승회와 이재곤, 고원준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고원준은 지난해 심한 부침을 겪었다. 단 3승(7패)에 그쳤고 데뷔 후 가장 적은 95⅓이닝만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은 4.25로 커리어 평균인 4.18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았지만 실제 경기에서 위압감은 줄었다. 무엇보다 구속이 떨어진 것이 문제였다. 한때 150km를 넘봤던 고원준의 직구는 지난해 140km 초반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직구 스피드는 141~2km 정도만 나와도 괜찮다. 고원준은 볼 끝이 좋아 충분하다"고 말한다. 고원준의 지난해 문제는 구속 보다는 제구였다는 속뜻이다. 이어 김 감독은 "고원준의 제구는 안정세를 찾고 있다. 제구가 안정되면서 다른 곳에서도 자신감을 가진다. (작년과 비교하면) 많이 좋아진 것이 느껴진다"고 칭찬하는 걸 잊지 않았다.
과제도 있다. 잃어버린 구속 회복이다. 김 감독은 "한 번 구속이 떨어지면 다시 올라가긴 쉽지 않다"고 말한다. 구속이 내려갔다가 올라간 사례가 많기 때문에 제자인 고원준을 자극하기 위한 말임을 짐작할 수 있다. 경기 운영능력과 변화구 구사능력을 겸비한 고원준이 직구까지 힘을 찾는다면 활약을 기대해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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